이낙연·이재명에 4.3%p차 근접
안철수·홍준표·오세훈 일제 하락
야권, 인물난·대안부재 고민 첩첩
윤석열 검찰총장.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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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10%대 후반대로 수직 상승했다. 한자릿수 초중반대 지지율의 군소 주자들이 ‘도토리 키재기’ 경쟁을 벌여온 야권에서 윤 총장이 이낙연·이재명에 맞설 유력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사 결과를 바라보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의 심사가 마냥 편치만은 않다. 현직 검찰총장의 부상은 야권의 대안 부재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2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닷새간 전국 성인 2576명을 상대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1.9%포인트), 윤 총장의 선호도는 17.2%로 지난달보다 6.7%포인트나 뛰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21.5%), 이재명 경기지사(21.5%)를 4.3%포인트 격차까지 따라잡은 것이다. 윤 총장 선호도는 인천·경기(17.2%), 30대(15.4%), 보수층(26.8%), 자영업자(22.3%) 층에서 8%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윤 총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야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9%), 홍준표 무소속 의원(4.7%), 오세훈 전 서울시장(3.6%),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3.3%) 등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리얼미터 쪽은 “현재 야권에 뚜렷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 윤 총장 선호도가 오른 가장 큰 요인”이라며 “국정감사 발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등 여권이 그의 선호도를 높여준 모양새”라고 짚었다.
하지만 보수 야권은 이런 윤 총장의 상승세를 달가워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총장의 선호도가 38.8%나 나온 반면, 홍준표 무소속 의원(9.2%)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6.7%)은 한자릿수 선호도에 그친 것에 당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총장이 추미애 장관을 포함해 여당 쪽과 각을 세우는 바람에 야권 주자로 분류되고 있긴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 초중반까지는 우리 진영 사람들을 향해 칼끝을 겨눈 ‘보수의 공적’이었다. 그가 어느 순간 우리 지지층에서 ‘보수의 구원자’로 떠오른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과 윤 총장은 문재인 정권 초기 적폐 수사 과정에서 쌓인 ‘구원’이 적지 않다. 게다가 윤 총장이 지금까지 보여온 행동 패턴을 보면, 그가 ‘거물급 야권 주자’로 떠오를 경우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제어하기도 쉽지 않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한겨레>에 “야당에서 국민에게 인정받고 매력을 주는 후보가 적다는 방증이다. 국민의힘 처지에선 윤 총장과 어떤 경쟁을 하면서 야권의 파이를 키워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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