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정직성 상실한 당", 주호영 "86%의 비양심" 한목소리 비판
안철수 "공당으로서 사망선고…보궐선거 '성폭력당 심판선거' 될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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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야권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전(全)당원 투표를 거쳐 결정한 것에 대해 2일 '도덕적 파산' '성추행 보궐선거' 등의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들끼리 한 선거니 많은 득표를 할 건 미리 예견했던 상황"이라며 "국민에 대한 약속(당헌)을 당원들 투표만 가지고 뒤집을 수 있다는 게 온당한 건지 모두가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에 별다른 사과 없이 대통령 후보를 냈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그때 당시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에게 후보를 내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민주당의 86%의 비양심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고 꼬집었다. 86%는 민주당 전 당원투표 찬성률이다.
주 원내대표는 오후에도 국민의힘 제주 지역 시·도예산 정책협의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투표) 참여자 중 86%가 후보를 내야한다고 한 건 86%만큼의 비양심이고 피해자를 향한 '3차 가해'"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성추행에 대한 수사, 처벌,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서 또 다시 후보를 낸다는 건 피해자 보호 개념이 전혀 없는 폭거"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투표율도 문제삼았다. 투표율은 민주당 당헌·당규상 유효투표율인 3분의1에 못미치는 26%로 집계됐는데, 따라서 효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상은 과반의 당원이 참여하고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투표율이 30%가 안되면 효력도 문제라고 알고 있다"라며 "그 효력은 민주당이 자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제주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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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후안무치의 극치를 공개 인증했다"라며 "민주당원 모두가 나서서 당헌까지 뒤집으며 피해자에게 '3차 가해'를 했고, 이제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에 투표를 한다면 '4차 가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계산해보면 당원 5명 중 1명 정도가 공천에 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대다수 민주당 당원들조차 지도부의 명분 없는 공천 시도가 부끄러웠던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는 성명을 내고 "'몰염치 공천'을 밀어붙이는 행태"라며 "서울·부산시민과 국민 여러분은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를 향한 3차 가해와 대국민 거짓말을 일삼는 민주당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비대위 회의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당원투표를 하면 통과될 것이라는 걸 모르는 국민이 있느냐"라며 "민주당 당헌에 나와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혁신의 상징이었던 '무공천 규정'을 뭐하러 만들었느냐"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의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한 당헌 조항이 2015년 문재인 대통령 당 대표 시절 만들어졌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현아 전 의원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하는 요식행위인 '답정너'"라고 비판했고, 김미애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이 '성추행 보궐선거'의 주연으로 나서겠다는 무책임한 행동에 직접 중단을 요구해야 된다"라고 촉구했다.
또 서울·부산지역 보궐선거에 소요되는 비용 추계가 838억원가량인 것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전 경남 고성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자 '새누리당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며 수십억원의 비용을 국민에 부담시키는 것을 질타했었다"라고 말했다.
박성중·유경준 의원과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시당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단물은 다 뽑아먹고 필요할 때만 당원을 내세워 당리당략을 챙기는 상습범"이라며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서울·부산시민이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임원들은 공천 철회를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임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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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언컨대 오늘로써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사망선고를 받는다"라며 "스스로 도덕적 파산을 선언하고,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적폐세력이라고 커밍아웃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안 대표는 "민주당이 공천을 한다면 한국 정치를 더 떨어질 곳도 없는 막장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라며 "내년 보궐선거를 미래의 정책 비전 대결이 아닌 '성폭력당 심판선거'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보궐선거 공천을 하려면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선거비용 838억원을 전액 민주당에서 내야만 한다"라며 "또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박원순·오거돈 두 사람의 성범죄에 대해 광화문광장에서 석고대죄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게 법률로 명시하자는 주장도 이어졌다. 안 대표는 "정당의 당헌이 아니라 공직선거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해서 공천에 대한 정당의 책임을 강화하는 '책임정치'로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이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 여성께 거듭 사과드린다"고 한 것에 대해 "자신들의 불편함을 덜어내기 위한 사과"라며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권리당원 및 대의원을 상대로 보궐선거 공천 및 당헌 개정과 관련된 전(全)당원투표를 진행했다.
민주당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될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는데, 이를 투표로 개정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에 따른 궐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서다.
이날 발표된 투표 결과 투표자의 86.64%인 18만3509명이 공천 및 당헌 개정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응답은 13.36%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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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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