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
외환시장도 미국 대선 결과를 주목한다. 시장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 달러약세 흐름이 가속화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경우 바이든에 비해 완만한 달러약세 또는 달러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원 내린(원화가치 상승) 113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위안화 강세에 연동되며 1120원대까지 레벨을 낮췄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숨고르기하며 1130원대로 올라섰다.
시장은 미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승리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불복 시나리오가 현실화 여부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최근 위험자산투자심리가 위축됐던 배경에는 미 대선 결과가 모호하게 나오고 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책공백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다"며 "누가 됐든 확실하게 결과만 정해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추가하락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책임연구원은 "두 후보 모두 확장재정을 예고한 상태고, 최근 경기흐름이 민간이 아닌 정부가 주도하는 상황인만큼 얼만큼 정책이 공격적일 것이냐에 따라 달러유동성이 방출되는 구조"라며 "바이든 후보가 되면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 대선 불복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정책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AFP=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학에서 마지막 TV토론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 민주당 우위의 상원 시나리오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우호적"이라며 "다만 이 시나리오가 10월부터 시장에 반영돼왔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저점매수가 꽤 나올 수 있고, 결국 1100원 밑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대선 불복이 장기화될 경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원/달러 환율이 오르기를 대기하고 있는 매물이 적지 않기 때문에 1145~1150원선에서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원/달러 환율은 더 하락하고, 트럼프가 당선되면 단기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과 민주당 우위 상원이 꾸려질 경우 원/달러 환율 하단이 1110원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신흥국 대비 달러화가치 추이. /자료=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백 연구원은 "트럼프의 정책은 유럽이나 일본, 한국 등 동맹에도 통상갈등을 일으키면서 달러화 강세로 몰아가는 특징이 있다"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당선 기대감을 반영해왔던 데 따른 반작용과 트럼프 정부의 강달러 지지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이후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화가치 흐름을 보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백 연구원은 "결과가 명확히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우선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보유 유인이 높아지겠지만, 미국 경기부양책이 지연된다는 방향으로 해석되면서 달러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