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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김종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공천은 3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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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성폭력으로 인한 ‘성추행 보궐선거’”

“피해자도 공개 질의로 민주당에 항의해”

범야권 여가위원들 “공천중단” 공동 성명도


한겨레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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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1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어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여당 출신 시장들의 권력형 성폭력으로 치러지는 ‘성추행 보궐선거’”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발언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뒤로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고 적힌 펼침막이 마련돼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마련한 민주당 당헌을 뒤집으려는 현 민주당 지도부의 모순을 꼬집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이어가며 집단적 2차 가해를 했다. 진영 논리에 이성도 양심도 마비된 것”이라며 “공천 자체가 3차 가해로, 최근 박원순 전 시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가 이낙연 대표에게 공개 질의까지 하며 잘못된 행태 지적하고 나선 게 잘 보여주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대선 후보였던 박원순 전 시장의 권력형 성폭력은 국민들께 많은 충격을 주었지만, 석연찮은 죽음과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부실 수사도 문제였지만 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조차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관련 증인 신청을 막고 권력형 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옹호했다. 이제 당원 투표로 공천까지 강행한다고 하니 기가 차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또 “당 지도부가 비겁하게 당원 뒤로 숨어 양심 버리는 건 국민이 거대여당에 바라는 바가 아니”라며 “보궐선거 공천 추진을 당장 철회하는 것이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상식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그동안 서울·부산시장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 대해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았다”며 “의도된 침묵이자 그 자체로 2차 가해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도 꼬집었다.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도 여당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헌은 한마디로 당의 헌법으로, 구성원들 사이에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이라며 “집권 여당의 말이 심지어 제대로 된 사과와 처벌도 없이 하루아침에 뒤집어지는데 대해 국민들은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범야권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민주당의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중단하라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서울과 부산의 성폭력 사건이 모두 수사가 진행중인 상태로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 피해자들은 지속적인 2차 가해에 시달려 왔고, 일상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깊은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보궐선거 후보를 내는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새로운 2차 가해를 자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민주당은 이번 여가위 국감에서 출석 의사를 밝힌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의 참고인 채택을 끝내 무산시켰다”며 “민주당은 이러한 정치적 행위들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주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예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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