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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5.1%’ 불안해진 보수잠룡들…"적의 적은 동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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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15%를 웃돌며 야권의 독보적 '선두'로 올라선 가운데 야당 대권잠룡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경계심이 고개를 든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적하며 보수야권의 지지세를 얻었지만, 과거 윤 총장의 행보에 비춰 마냥 반기기에는 껄끄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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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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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권 선두' 올라선 윤석열…커지는 대망론

데일리안-알앤써치가 지난달 28일 조사·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적합도' 조사 (10월 25∼26일 전국 성인 1032명 조사)에 따르면, 윤 총장은 15.1%로 이재명 경기지사(22.8%)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21.6%) 다음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권 투톱에 이은 전체 3위지만, 다른 보수야권 주자들과의 격차는 상당하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6.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8%), 오세훈 전 서울시장(3.1%), 유승민 전 의원(3.0%),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2.5%) 등은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윤 총장은 22일 국정감사 당시 퇴임 후 계획을 묻자 "어떻게 국민을 위해 봉사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즉답을 피했지만, 여야에선 윤 총장이 사실상 정치입문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했다.


고개 드는 경계심…"당내 후보 있는데 굳이"

윤 총장의 부상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속내는 복잡하다. 범야권에서도 의미있는 지지율의 유력 주자가 떠올라 기존 여권 투톱 중심의 경쟁구도에 균열을 낸 것은 긍정적이지만, 윤 총장의 과거 행보를 고려하면 '자기편'이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 복당을 완료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지형이 요동을 치는 것은 틀림이 없다"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선 당원뿐만 아니라 당 밖에서도 유능한 인재를 광범위하고 과감하게 끌어들여 함께 새로운 대선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은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K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윤 총장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권의 검찰 장악에 맞서는 인물로 부각이 된 것은 충분한 정치적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대선 후보는) 권력을 가진 쪽에서 점지해 만들어지기도 하고, 권력과 충돌해 만들어지기도 한다"면서 윤 총장은 후자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존재감 커지자…급해진 야권 잠룡들 '꿈틀'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총장의 부상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상당하다. 박 교수는 "당내 오래 정치를 하고, 경험이 많은 예비후보들이 있는데도 외부에서 대선 후보가 갑자기 등장하고 관심이 쏠리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씁쓸하고 즐길 상황은 아니"라고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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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DB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한 윤 총장이 보수야권 몰락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구원도 여전하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최근 SNS 게시글에서 "'적의 적은 동지'라는 모택동식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윤 총장이야말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우파의 적인데 어떻게 우파 상징으로 대접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이는 자존심의 문제"라고 격분했다.

홍 의원은 또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못살게 굴던 사람을 우파 대선 후보 운운하는 것도 아무런 배알도 없는 막장 코미디"라며 야권을 향해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존심마저 버려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망론'과 맞서기 위한 기존 보수야권의 잠룡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설립한 '마포포럼'에선 지금까지 오 전 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등이 각자의 대권 구상을 밝혔으며 이달 12일에는 안 대표가 강연할 예정이다. 유승민계가 생활정치 공간을 목표로 개설한 정치카페 HOW’s(하우스) 역시 일각에선 대선 준비 공간이라 보고 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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