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민연금 "2024년 해외자산 50%…외화자산 통화구성 관리"(종합)

30일 제9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환율변동으로 인한 기금수익률 변동 방어"

"내용·수익률 좋은 헤지펀드 투자 증가할 것"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환율 변동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해외자산 통화구성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얼 힐튼 호텔에서 2020년도 제9차 기금위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외화 관리체계 개선안 △노후 긴급자금 대부사업 개선방안 △헤지펀드 투자대상 제약요건 개선안을 논의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9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자산 수백조…변동성 커진 통화 비중 조정

제4차 재정추계 및 중기자산배분에 따르면 오는 2024년 국민연금 적립금은 1000조원을 넘어서는 한편 이 가운데 해외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각국 환율변동에 따라 해외자산의 가치하락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금위는 수익률 변동을 방어하기 위해 해외자산 통화구성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국민연금은 미국 달러나 스위스프랑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통화의 비중을 늘려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이고 브렉시트나 유럽 재정위기 등 일시적 사건으로 변동성이 커진 통화 비중은 줄여 환율 하락으로 인한 기금 손실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기금위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현재 국민연금은 국가별 통화구성을 조정할 수단이 없어 특정 통화 하락 등 환율 변동으로 해외자산이 하락하는 경우 적정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며 “외환 관리체계 강화는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위험 관리 방안을 촘촘하게 마련해 국민이 우려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이번 조정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통화구성을 조정할 때 운용통화의 종류와 통화별 조정 한도, 전체 조정 한도를 기금위에서 구체적으로 설정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헤지펀드 투자규제 완화…“수익률 좋은 곳 투자 ↑”

헤지펀드 투명성 기준을 완화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펀드 내 구체적인 투자 내역을 기금운용본부가 알 수 있는 펀드에 대해서만 투자하고 있어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지만 수익률이 높은 헤지펀드에 투자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헤지펀드 위험관리전문업체에 구체적인 투자 내역을 제공하는 펀드에 대해서는 투자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업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적격투자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며 “내용이 건전하고 수익률이 좋은 곳은 앞으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2년부터 고령 연금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긴급자금 대부사업은 대부자가 사망하는 등의 사유로 대부금 회수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기금에서 대손충당금을 설정한다. 기금위에 따르면 대손처리 규모는 2017년 1억8200만원, 2018년 1억7500만원, 2019년 2억3300만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내년 1월부터 전년도말 대부금 잔액의 0.33%를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설정 비율은 이후 매년 연 0.5% 이내에서 미세조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