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뉴스1) 이동원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오른쪽) 후보.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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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외교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선호도 조사의 승복 여부 결정과 관련해 "급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3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할지 여부는 내부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WTO 이사회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은행 전무에게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밀렸다고 발표했던 바 있다. 유 본부장에게 사실상의 자진사퇴 권고까지 한 상태다.
BBC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총 163개국 중 104국의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유 본부장은 약 60개국으로부터 '선호한다'는 답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전날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선호도 조사 결과가 곧 결론은 아니다.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WTO 사무총장 선출이 단순 투표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각국의 선호도를 바탕으로 컨센서스 과정을 거친 후 '만장일치' 형식으로 결정되는 점을 염두에 뒀다.
여기에 이날 정부가 "서두를 게 없다"는 입장을 추가한 것이다. WTO는 다음달 9일 일반 이사회에서 새 사무총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돌아가는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열흘 넘게 남았다.
우리 정부는 일단 11월3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 전후로 미국이 현재와 같은 기조를 유지할 지 여부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WTO 사무총장 선출에서 미국의 지지가 마지막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원을 해온 미국은, 선호도 조사가 끝난 이후에는 아예 오콘조이웨알라 전무에 대한 비토 의사를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공식성명을 내고 "미국은 유 본부장을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선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팔을 걷었기에 우리 정부가 발을 빼기에 애매한 상황이 된 측면도 있다. 미국이 우리 측을 지원하고 있다지만, WTO 사무총장을 놓고 대립 분위기가 과열되는 것도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미 미국이 WTO를 흔드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중이기도 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WTO 일반 이사회가 예정된) 11월9일까지 입장을 안 정하고 검토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과정 어디쯤에 있다고 이해해달라. 종합적으로 상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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