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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북한 연평도 피격 사건

北 '피격사건' 첫 공개언급…'南 책임·野 비난'에 담긴 속내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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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사건, 文정부 통제·관리 소홀 탓"

"시신 못찾아 유감, 필요 조치는 계속할 것"

군 통신선 재가동 동의 가능성은 열어둔 듯

야권의 '北 인권문제' 유엔 등 국제화 발끈

"비난 화살 野로 돌려 남남갈등 유발 의도"

아주경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 서해 피격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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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22일 서해 연평도 해역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을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앞서 북한은 사건 발생 후 사흘 만에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 메지시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에서 피격 사건 언급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북한은 3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서해 해상에 불법 침입했던 남측 주민이 사망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때로부터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이 남측에 우선적으로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꼬집은 국민의힘 등 야권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공무원 피격사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속 민감한 해역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임을 재차 강조했다. 북측의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이를 계기로 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또 사망한 공무원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결실을 보지 못했다면서 유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해당 부분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지속해서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요청한 남북공동조사, 군 통신선 복구 등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 측이 제안했던 공동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은 침묵함으로써 사실상 거부의 뜻”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지속적인 필요한 조치를 언급한 것은 서해 군 통신선 재가동에 대한 동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은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우발적 사건이 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갔던 전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함에 따라 파국 불원과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재차 밝힌 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 교수는 “이번 사건이 국내 정치적으로 계속 정쟁화되고, 특히 국제사회에서 대북 이권 규탄 분위기가 고조되면, 남북 관계 복원도 쉽지 않을 것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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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지난 24일 밤 서울 경복궁역 주변 거리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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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입장문 발표는 피격 사건의 책임이 오롯이 남측에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이를 계기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는 야권에 대해 비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조선 보수패당의 계속되는 대결망동은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라는 입장문 제목만 봐도 북한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면 유엔 등의 대북제재가 한층 강화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을 유엔 등으로 국제화시키려 하는 시도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며 “정부가 이번 사건을 월북으로 재차 확인하자 근본적인 사건발발의 원인은 우리 국민의 불법침입이며, 자신들은 선의의 조처를 한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도 북한의 이번 입장문에 대해 “서해 피격 사건이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인권문제로 이슈화하는 조짐에 대한 사전 대응”이라고 해석했다.

정 교수는 “2005년부터 무표결 합의로 채택된 유엔 총회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 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서해총격사건의 유엔 조사까지 겹치자 남측 정부를 사건 원인 제공자로 지목한 것”이라며 “국제조사를 주장하는 측을 ‘남조선 보수패당’으로 엮어 남남갈등 유발로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간 ‘무반응’으로 대응하던 북한이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입장을 전한 것을 두고 미국 대선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양 교수는 “(북한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미공조의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안보실장(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비난에 이어 우리 야당과 보수를 겨냥한 비난을 재개했다”면서 “앞으로 선택적, 선제적 여론전을 개시하려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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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면담한 뒤 특파원들과 문답을 하고 있다.



전날 조선중앙통신은 ‘리경주’라는 개인 필명 기사를 통해 최근 미국을 다녀온 서 실장을 조롱했다.

통신은 “얼마 전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행각하여 구접스럽게 놀아댔다”면서 “최근 삐걱거리는 한·미동맹 불화설로 심기가 불편해진 상전의 비위를 맞추느라 별의별 노죽을 다 부리였다”고 비난했다.

특히 서 실장이 방미 기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남북 관계는 미국 등 주변국들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한 것에 대해 ‘얼빠진 나발’이라고 비하했다.

한편 북한은 공무원 피격 사건 발생 사흘 만인 지난달 25일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보냈다. 통지문에는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김 위원장의 사과 메시지가 담겼다.

정혜인 기자 ajuc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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