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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유명희 경쟁’ 나이지리아 후보 “WTO 회원국 합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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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부권에도 최종 선출 긍정해"
로이터 "WTO 지도부 딜레마 빠져"
한국일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ㆍ외무장관이 7월 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할 당시의 모습. 제네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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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자리를 두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경쟁 중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일부 문제에도 최종 선출을 긍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WTO 지도부는 미국의 거부권 행사 탓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미 대선이 끝나봐야 차기 총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의 성공과 절차가 계속되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회원국들 사이에서 가장 크고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후보자로 선언된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적었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전날 회원국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지만, 미국이 유 본부장 지지를 선언하며 공개 반기를 들었다.

미국의 거부권으로 WTO 총장 선거가 혼란에 빠졌지만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선출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계속해서 긍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일시적인 지장(hiccups)에도 우리는 11월 9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WTO는 컨센서스 도출 과정을 거쳐 회원국이 합의한 후보를 내달 9일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대한다는 방침이다.

기대와 달리 미국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이 경우 예외적으로 회원국별 투표를 통해 차기 사무총장을 확정할 수 있고, 일견 쉬운 해결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표로 미국 의견을 기각시키는 것은 최대 지분을 가진 국가를 공개 망신시키는 행위와 다름 없어 더 큰 역풍을 부를 수 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그동안 벼르던 WTO 탈퇴 빌미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WTO 지도부로선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바뀌기를 기대하며 내달 3일 대선 결과를 지켜보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만약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WTO는 수장 공석이 길어지더라도 내년 1월 취임까지 기다리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당장 WTO에서 발을 빼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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