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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한·일 국장급 협의서 日 “강제징용 해법 있어야 스가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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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스가 취임 후 첫 실무급 협의서 평행선

韓 "어려울 때일수록 만나야" 스가 방한 초청

日 확답 안 해…한·중·일 정상회의도 불투명

중앙일보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김정한 아시아태평양 국장과 비공개 한일 국장급 협의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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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취임 후 첫 한·일 국장급 대면 협의가 2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됐지만, 양측 입장은 여전히 팽행선을 달렸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다키자키 시게키(滝崎成樹)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나 2시간가량 강제징용·수출규제 건과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 국장이 “어려울 때일수록 만나야 한다”며 연말 한·중·일 정상회의에 스가 총리가 참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다키자키 국장은 참석 여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이 강제징용 문제와 스가 총리의 3국 정상회의 참석을 여전히 연계시키고 있느냐’는 질의에 “짐작하던 대로였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다키자키 국장이 “강제징용과 관련해 진전된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스가 총리의 방한은 어렵다”는 일본 측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는 얘기다.

이날 협의에서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 기업의 국내자산 현금화 등과 관련해선 뾰족한 진전 없이 양측 입장만 확인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김 국장이 ‘일본 정부와 피고 기업들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면서 “다키자키 국장은 일본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새 내각 출범이라는 모멘텀이 있기 때문에 대화하자는 공감대는 양쪽에 있다"면서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스가 신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한·일 간 실무협의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연말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만남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스가 총리가 방한하지 않으면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 여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측이 공식적으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한 것은 아니다”며 “여전히 연내 개최를 염두에 두고 관련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협의는 지난 2월 이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양국 교류가 단절되다시피 한 이후 처음으로 전화나 화상이 아닌 대면 형식으로 이뤄졌다. 순서대로라면 김 국장이 일본을 갈 차례였지만 다키자키 국장이 방한하는 쪽을 택했다. 그만큼 스가 신정부가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관련해선 “핵심은 피고 기업과 피해자들의 관계”라며 “화해 개념으로 피해자가 만족할 만한 다른 해법이 있을 수 있다면 반드시 판결이 이행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화해 방안은 정부가 지난해 5월 일측에 제안한 ‘1+1안(한·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협의에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베를린 소녀상 문제도 거론됐다. 김 국장은 각 현안에 대해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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