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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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방침을 굳혔다. '민주당 소속 공직자의 비위로 실시되는 재·보궐선거엔 공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당헌 개정 여부를 묻는 전 당원 투표를 31일부터 이틀간 진행한다. 사실상 이낙연 민주당 대표 책임하에 치르는 재보선 성적표는 곧바로 이어질 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권에선 "이 대표가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필요에 따라 당헌을 변경한다는 점에서 여론의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에게 "온갖 비양심은 다 한다. 천벌이 있을지어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약속 파기'라며 비판했다.
29일 이 대표는 정책의원총회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에게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유권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선을 실시하면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그는 "서울·부산 시민, 국민께 사과 드리고, 특히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전 국민 당원투표 실시를 결정했다. 당원들은 후보를 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기 때문에 개정 의견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규정을 만들 때 관여한 인사들은 본지와 통화하면서 "당시 '부정부패'는 뇌물, 청탁 등 비리를 염두에 둔 것이고 성비위 문제는 생각 못했던 문제"라고 말했는데, 이 같은 논리가 이미 당원들에겐 공감대를 얻고 있다.
복수 의원들은 "재보선이 사실상 이 대표 선거가 됐다"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내년 3월 초엔 당대표에서 물러난다. 후보 공천은 그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고, 비록 당대표 신분이 아니더라도 재보선을 총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종원 기자 / 이석희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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