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이우시장의 한 상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모자가 진열돼 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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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우지수’로 불리는 중국 저장성 이우시장의 동향이 관심을 끈다. 최근 이우시장의 미 대선 관련 선거용품 주문·판매 동향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미국 내 여론조사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흥미성 예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4년 전 미국 대선에서 당시 여론조사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하게 했던 이우시장의 선거용품 판매 현황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우시장은 세계 최대 도매시장으로 알려진 곳으로 각종 잡화와 공산품이 이곳에서 전 세계로 공급되고 있다. 비공식적이고 비과학적인 수치지만 이곳의 판매 동향을 보면 미 대선을 비롯한 다양한 세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 ‘이우지수’라는 말이다. 하지만 4년 전과 달리 이 흥미로운 지수가 이번에는 과학적 여론조사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들이 더해진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중국 도매시장에서 트럼프가 바이든 보다 더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수시장의 대선 용품 판매 상황을 전했다. 이 매체는 “광대한 이우 도매시장에서 모자와 현수막, 머그컵 등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용품이 활발하게 팔리고 있다”면서 “대조적으로 가게 주인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기 위한 물품들의 대량 주문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우시장의 한 상인은 “2년 동안 트럼프 야구 모자에 대한 주문이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며 “올해도 수만개가 주문된 반면 바이든 모자 주문은 수천개 정도”라고 말했다. 앞서 싱가포르 중국어매체 연합조보 등 일부 언론에서도 비슷한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쪽의 선거용품 주문이 바이든 쪽을 크게 앞서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앞서지만, 이우지수는 트럼프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흥미위주의 관측도 나온다.
4년 전 미 대선 결과가 우연인지 실제 상관관계를 갖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번에는 이우지수가 갖는 함정도 제시된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이우지수에 반영되지 않은 몇 가지 요소들을 지적했다. 먼저 도매시장인 이우시장의 주요 구매자는 일반적인 개별 지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 등에서 대량 구매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여론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대선 캠페인이 제한돼 전반적으로 용품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속에서 바이든 후보가 비대면 유세나 온라인 캠페인에 주력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선거용품을 동원한 대규모 군중 집회 형식의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 수요가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판매업자들은 바이든 지지자들이 베트남과 미얀마 등 다른 곳에서 모자 같은 것을 더 많이 주문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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