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블룸버그 "미국, 유명희 지지는 차선책...트럼프 보호주의 영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미국 정부가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자리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공식 선언한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 후보의 경쟁상대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유럽과 중국 등 폭넓은 지지를 얻으며 현재 기구 내 선호도 조사에서 1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적으로 나이지리아 후보에 반대의사를 표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뉴스핌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자국 시민권자인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아닌 유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정책이 큰 요소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측근 말을 인용,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유 후보를 적극 지지했는데, 나이지리아 후보가 자유무역주의를 추구하는 로버트 졸릭 골드만삭스 의장과 너무 가깝게 지냈다는 이유라는 전언이다.

졸릭 의장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세계은행(WB)에서 근무했을 당시 총재를 지냈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USTR 대표를 지낸 이력이 있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두 번 역임했고 현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실제로 졸릭 의장은 지난달 초 영국 BBC뉴스와 인터뷰에서 "각국이 세계화에서 물러나 민족주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세계 강대국들이 경쟁하던 1900년대로 세계가 회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졸릭 의장은 WB총재로 있을 때 중국 인사를 부총재로 영입할 만큼 친중국 인사로 알려졌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을 세계 경제회복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했다. 또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정책 뿐이 아니라 그의 인성(character)도 문제로 삼았다.

이에 미 정부가 유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그를 열렬히 지지한다기보다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되면 안 된다는 이유가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결선에 오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WTO 대변인은 데니스 시아 USTR 부대표가 미국이 유 후보를 지지하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후보에 대한 차기 WTO 총장 선출 컨센서스(만장일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USTR은 공식 성명을 내고 "매우 어려운 시기"에 WTO를 이끌 인물은 필요한 역량을 갖춘 성공적인 무역협상가여야 한다며 유 후보가 "이 분야에 직접적으로 경험이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 25년 사이 다자간 관세 협상이 없었고, 분쟁 조정 시스템은 통제 불능 상황이 되었으며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도 거의 없다"면서 "WTO는 중대 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WTO는 다음달 9일에 컨센서스 도출 과정을 거쳐 특별 일반이사회를 열고, 차기 사무총장을 공식 추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차기 사무총장 선출에는 164개 회원국 컨센서스가 필요하다. 즉, 미국이 반대 입장을 고수한다면 차기 총장 선출 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다음 달 3일 미국 대선이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WTO 일반이사회 일정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있을 내년 1월 20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현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유 후보 지지를 끝까지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wonjc6@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