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28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제네바에서 소집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WTO 일반이사회 의장(데이비드 워커 뉴질랜드대사)은 응고지 오콘조-이웰라(Ngozi Okonjo-Iweala)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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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통해 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 후보 대신 유명희 후보를 지지한다고 확인했다.
USTR은 "미국은 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며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25년간 다자간 관세 협상이 없었고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며 기본적인 투명성의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아울러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유명희 후보는 WTO 제안대로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발표일로 예정된 다음달 9일까지 버티는 방법이 있다.
WTO 사무총장 선출 규정상 선호도 조사에서 더 낮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비토권을 가진 미국이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총 163개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 중 104개국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한국 정부에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큰 차이로 앞섰다고 통보하면서도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명희 후보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표차는 뒤집기 어려워 보이지만, 미국 무역대표부가 유명희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이라 사퇴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퇴 여부를 포함해 모든 게 현재 상황으로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무역대표부의 유명희 지지 발표를 곧바로 나이지리아 후보에 대한 거부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아직 비토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인지 여부가 분명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선 합의제로 선출하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미국의 지지 표명로 유명희 후보가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이 과반수 이상의 국가가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한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지지 표명 이상으로 비토권을 행사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유 후보가 WTO 선호도 조사결과에 승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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