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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美,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 안 해”… 유명희, 막판 역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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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을 치르고 있는 유명희(왼쪽)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 지난 7월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할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우위를 점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경쟁자다.

미국이 28일(현지시간)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 WTO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사무총장 선거를 관장해온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회의에서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WTO는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제네바 주재 대사를 불러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유 본부장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대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유 본부장은 WTO의 제안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더 버티는 방법이 있다. WTO 규정상 선호도 조사에서 더 낮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 차가 당초 정부 예상보다 커 오래 버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총 163개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 중 104개국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에서 영향력이 큰 강대국 입장이 중요한 상황에서 그동안 유 본부장을 지지해온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비토하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전체 회원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다자주의 회복을 주창해온 만큼 역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 사무총장 선출을 지연시키면서까지 선거전을 끌고 가기보다는 선호도 조사 결과에 승복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으며,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그간 유 본부장 낙선을 위해 물 밑에서 움직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WTO에서 미국과 대척점에 선 중국은 어느 후보를 지지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어 오콘조이웨알라 편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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