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후보 우세 속 미국, 유명희 후보 지원 나서
전문가 "다자주의체제 깬 미국에 회원국 동조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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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한국의 유명희 후보(현 통상교섭본부장)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전 재무장관)가 격돌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전에서 미국이 한국을 지원하면서 최종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8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보도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재외공관에 외교전문을 보내 주재국 정부가 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나선 유 후보와 오콘조이웰라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 외교전문에는 또 주재국 정부가 특정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면 유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부드럽게 권유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미국의 지원은 지난 27일(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까지 진행된 164개 WTO 회원국 대상 차기 사무총장 최종 선호도 조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선호도 조사 결과는 28일(현지시간) 공개되며 회원국 간 최종 합의(컨센서스) 과정을 거쳐 11월3일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차기 사무총장 선출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합의가 난항을 겪게 되면 최종 시한인 11월7일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WTO 내 영향력이 가장 센 미국의 지원이 우리나라에 큰 힘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선 영향력 발휘가 힘들 것이란 분석이 있다. WTO가 지향하는 글로벌 다자무역주의에 트럼프 행정부가 위협을 가해온 상황에서 미국이 밀고 있는 후보를 다른 회원국이 동조하겠냐는 이유에서다.
가뜩이나 이번 선거가 미국의 WTO 상소기구 무력화로 WTO 기능이 유명무실화되자 사퇴 압력을 받은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중도 사임하면서 치러진 것이라 미국의 지지하는 후보는 오히려 회원국들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비롯해 아프리카연합(AU) 55개 회원국, 서아프리카국가경제공동체(ECOWAS), 카리브해 연안 국가, 일본, 중국 등이 유 후보의 경쟁 상대인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면서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탄생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WTO 회원국이 바라는 건 '미국과 함께하는 다자주의'이지만 현 트럼프 미 행정부가 다자주의 복귀에 신뢰를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라며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하는 후보를 다른 회원국들이 동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라고 판단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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