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사진=AFP |
미국 국무부가 재외공관에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원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지원사격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국무부가 25일(현지시간) 재외공관에 외교전문을 보내 주재국 정부가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는지 파악하고, 확실한 결정을 내린 게 아니라면 넌지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권유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의 이번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 본부장을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는 가장 뚜렷한 신호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유 본부장을 강력히 지지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국의 지원사격이 유 본부장의 당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지지 의사를 밝혔고 일본과 아프리카 국가들도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질, 인도, 중국 등 다른 주요 경제국들의 경우 누구를 지지하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WTO는 차기 사무총장 후보를 두고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으며 28일에는 수석대표회의를 열어 조사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의견이 수렴되면 다음주 안에 총회를 열어 차기 사무총장을 공식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폴리티코는 이번 수석대표회의에서 한 명의 후보에 지지가 쏠리면 다른 한 명이 중도하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후보가 한 명만 남기 때문에 총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지명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다른 회원국이 남은 후보에 대한 반대 의사를 거두지 않으면 회원국 전원 합의가 필요한 WTO 사무총장 선거가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현재로선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다소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전직 무역관리는 "만일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혼자 남는다면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오콘조-이웰라 후보의 당선을 막지 않도록 설득해달라는 전화가 빗발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