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보도…"미국이 유명희를 지지한다는 매우 명백한 신호"
"미결정 국가에는 은근히 권유하라" 메시지도
결과 보장은 미지수…국무부 지시 하루 뒤 EU 27개국, 나이지리아 후보에 몰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 및 외무장관(오른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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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국무부가 자국 재외공관에 주재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국무부는 지난 25일 일부 재외공관에 외교전문을 보내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 이는 미국이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명확한 신호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국무부가 보낸 외교전문에는 주재국 정부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넌지시 부드럽게 권유하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지후보를 명확히 밝힌 국가의 재외공관에는 이런 내용의 외교전문을 보내지 않았다.
미국의 한 통상분야 관리는 폴리티코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이 문제를 조율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 국가인 인도, 브라질 등은 아직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폴리티코는 미국의 지지가 이번 사무총장 선거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나이지리아 후보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상태다.
유럽연합(EU)도 지난 26일 특별회의를 열고 27개 회원국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시간만 놓고 보면 미국이 재외공관에 지시한지 하루가 지나 EU의 결정이 이뤄진 셈이다. EU 27개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몰표를 던지면서 유 본부장이 다소 열세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전직 통상분야 관리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으로 선택되면 이를 반대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 위해 미 국무부와 백악관의 전화벨이 쉴 새없이 울릴 것"이라며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아마 미국에 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진행해온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를 이날 마무리했다. 28일에는 대표단이 모일 예정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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