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수처 지연 땐 법개정 불사…"특검은 민생 포기"
野, 비토권 지렛대로 특검 촉구…"위헌 공수처, 독소조항 빼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전명훈 기자 = 국정감사가 마무리되자마자 여야가 라임·옵티머스 특검 및 공수처 출범을 놓고 정면 충돌할 조짐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맞물려 여권은 공수처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야권은 특검안으로 맞서며 정국에는 이미 적신호가 들어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정치인 연루설까지 불거진 라임 사건을 '공수처 수사대상 1호'로 꼽으면서,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야당의 지연전술시 법 개정으로 돌파하겠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까지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국민의힘은 정권 실세들까지 뻗친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려면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의원총회를 열어 여권을 규탄하는 동시에 '심야 농성'에 들어갈 태세다. '장외투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장외 카드'를 꺼내 든다면, 여야가 극단적으로 충돌한 지난해 11월의 패스트트랙 정국이 재현할 수 있다.
발언하는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
민주당은 공수처법 시행 석 달여만인 27일 국민의힘이 처장 후보 추천위원 2명을 선정한 것과 관련, 더는 출범 작업을 미룰 수 없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추천위에서 '비토권'을 행사해 절차를 지연시킨다면 이를 돌파하기 위한 법 개정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기류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고 방해하며 무한 도돌이표를 작동한다면 국민을 완전히 우롱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준비해놨다가 바로 법 개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리적이고 자격이 되는 분이 추천됐음에도, 만약에 도돌이표를(거부권 행사를) 세 번까지 한다면 법적·제도적 치유를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야당의 특검 주장에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 심의를 앞두고 정쟁용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제1야당의 민생 포기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염태영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미진하다고 판단될 때 특검을 주장해야 한다"면서 "특검보다 공수처가 먼저"라고 말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서 제출하는 김성원과 배현진 |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공수처장 추천위 구성에 협조한 만큼, 여당도 특검 도입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임정혁 이헌 변호사를 추천위원으로 하는 추천서를 제출한 후 "국회를 더는 정쟁의 장으로 내몰 수 없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며 "여당은 라임·옵티머스 사건 실체를 밝히는 특검 도입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의결정족수가 '7명 중 6명'으로 규정된 현행법에 따라 야당 측 위원 2명이 가지는 사실상의 '비토권'을 향후 민주당과의 특검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수처의 경우 일단 추천위원을 선정하기는 했으나, 현행 공수처법이 위헌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법사위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독소조항' 제거를 명분으로 법 개정 역공세를 함께 펼 전망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통화에서 "여당이 패스트트랙 충돌을 거치며 주도한 현행 공수처법에 이미 위헌요소가 다분한데, 이를 다시 멋대로 고치려고 한다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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