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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문화·사회공헌에도 남다른 애정 [이건희 별세 명사들이 추억하는 '巨人']

파이낸셜뉴스 성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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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문화·사회공헌에도 남다른 애정 [이건희 별세 명사들이 추억하는 '巨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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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발표되는 순간 이건희 IOC 위원(가운데)이 기쁨의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발표되는 순간 이건희 IOC 위원(가운데)이 기쁨의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이건희 회장은 스포츠맨이었다. 서울사대부고 재학 중 교내 레슬링부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일본유학 시절엔 야구에 푹 빠져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수였던 나가시마 시게오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과 친분을 쌓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한국 레슬링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었다. 레슬링은 88서울올림픽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들어올려 한국이 사상 최초로 종합 4위를 차지하는 데 일조했다.

이 회장은 또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돼 2017년까지 활약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선 이 회장은 전 세계를 누비며 마침내 하계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개최하게 만들었다. 이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170일 동안 11회나 해외출장을 다닌 일화는 스포츠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회장과 스포츠를 얘기하자면 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더불어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를 맡아 8차례나 정상 정복을 할 수 있게 밑거름을 만들었다. 이 회장은 묵묵히 뒷전에서 팀원들을 챙기는 '포수 정신'을 본받으라는 말을 자주 했다.

삼성전자가 후원한 TV로 제작한 백남준의 '다다익선' /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삼성전자가 후원한 TV로 제작한 백남준의 '다다익선' /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 회장은 또한 문화예술계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로부터 고미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물려받은 이 회장은 문화재·미술품 시장에서 소문난 수집광으로 활약했다. 세계적인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가 매년 선정·발표하는 '세계 200대 컬렉터'에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함께 꾸준히 이름을 올린 이 회장은 국보 제11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216호인 정선의 인왕제색도, 국보 제219호 청화백자매죽문호 등 국보 약 20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등에는 이 밖에도 국보·보물급 문화재 150여점이 소장돼 있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1987년 갤러리현대의 주선으로 백남준을 만났고, 이후 백남준은 자신의 작품에 일본 소니 대신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제작한 백남준의 설치작품 '다다익선'이 대표적이다. 삼성 TV 모니터 1003대로 만든 이 작품은 현재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이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기도 했다. 특히 이 회장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이같은 사회공헌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진행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의 이런 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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