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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3만弗 이끌어" "기초과학에 큰 공"…SNS서도 이건희 추모열기

매일경제 서동철,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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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3만弗 이끌어" "기초과학에 큰 공"…SNS서도 이건희 추모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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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 타계 ◆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지 이틀째인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상에 이 회장을 기억하며 추모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 회장과 직간접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이 SNS를 통해 글을 올리면 이 회장을 추모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1987년부터 4년6개월 동안 비서실에서 근무하며 이 회장을 보좌했다는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로 이끈 위대한 경영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앞으로 이렇게 호기심 많고 깊게 사물을 관찰하고 국가와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20~30년 뒤 먹거리를 준비하는 경영자를 만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전날 사내 온라인망에 마련한 온라인 추모관에는 이날 오전까지 전 계열사를 합쳐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댓글이 1만9000개 올라왔다. 한 직원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켜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많은 삼성 임직원들이 소식을 듣고 슬퍼하겠지만 회장님이 이야기하신 위기의식을 항상 생각하고 발전해 나가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장님 덕분에 행복한 가족을 이루며 잘살고 있다. 화성 반도체 공장에 오셨을 때 먼 발치에서 바라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과학계에서도 한국 기초과학 발전 이면에 이 회장이 있었다며 추모했다. 이경수 전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은 이 회장을 한국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 은인이라고 추억했다. 이 전 소장은 "아직 있지도 않은 기술에 투자해 달라고 손을 내밀었을 때 선뜻 손을 잡아준 이 회장이 없었다면 지금 KSTAR는 없었을 것"이라며 "국가 연구 사업이었지만 민간 투자 없이는 진행되기 어려웠던 프로젝트"라고 회상했다.

한국 정부는 1995년 핵융합 연구를 위해 KSTAR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특수실험동 건설비 1500억원, 장치 건설비 3090억원이 투입되는 등 국내 과학기술 역사에서 가장 거대한 사업이다. 이 전 소장은 "국가 프로젝트였지만 민간 지원이 없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당시 강진구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새로운 길을 가려 하는데 삼성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줬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은 그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장은 2002년 사장단 회의에서 "제트기가 음속(1마하)의 2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그의 발언은 '한계를 돌파하자'는 뜻이 담긴 경영철학인 '마하경영'의 토대가 됐다.

삼성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기초과학과 소재기술 등 연구 분야를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민간 기업 최초 연구 지원 사업이다. 특히 국가에서는 지원하기 힘든 도전적인 분야를 기업이 지원하는 게 이 사업 목표다. 당장은 사업성이 없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 즉 '모험과제'에 투자하지만 연구자들 자율성을 보장해 과학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동철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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