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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구하라 사건’…딸 숨지자 28년 만에 나타나 억대 유산 챙겨간 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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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암으로 숨진 딸의 억대 보험금과 유산을 받은 ‘제2의 구하라’ 사건이 발생했다. 가수 고 구하라씨를 두고 가출했던 친모가 구씨의 상속재산을 받아가려 하면서 이른바 ‘구하라법’ 입법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관련 민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다.

위암 진단을 받고 지난 2월 숨진 김모씨(29)의 계모와 이복동생은 지난 4월 김씨의 생모 A씨(55)로부터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장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에 제출된 소장에는 숨진 김씨의 체크카드와 계좌에서 사용된 5500여만원이 부당하다며 이를 반환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생모 A씨는 생후 1년여간을 제외하곤 연락조차 없이 지내다가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나타났다. A씨는 김씨를 간병했던 계모와 이복동생에게 연락해 “사망보험금을 나눠달라”고 했다. 사망신고 후 자신이 단독 상속자인 것을 알고는 사망보험금과 퇴직금, 김씨가 살던 방의 전세금 등 1억5000만원을 가져갔다. A씨는 계모와 이복동생이 딸 계좌에서 결제한 병원 치료비와 장례비 등 5000만원도 자신의 재산이라며 소송을 걸었다.

민법에 따르면 김씨의 직계존속인 A씨는 제약 없이 김씨가 남긴 재산 모두를 상속받을 수 있다. 상속권 절반을 가진 김씨의 친부가 수년 전 사망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2차례 조정기일을 열고 A씨가 유족에게 전세보증금 일부인 1000만원 미만을 지급하기로 합의해 재판을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양 의무를 게을리하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민법 개정 움직임은 구씨 사망 이후 본격화했다. 구씨의 오빠 구호인씨는 동생 사망 후 아버지로부터 상속분과 기여분을 양도받았다. 그런데 동생 나이 9세 무렵 가출했던 생모가 부동산 매각 대금 절반을 요구하자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후 구씨는 ‘부양 의무를 저버린 생모는 동생의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며 국회에 입법 청원을 올렸다. ‘구하라법’은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지난 5월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지난 6월 관련 민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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