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부 이견…26일 재합의 시도
日 “분쟁에 영향”…상대 후보 지지
WTO 수장 선거 최종결선에 오른 유명희(사진 왼쪽)·오콘조-이웰라. |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최종 선거를 앞두고 각국이 마지막 표심을 확정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유럽 지역을 두고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당선을 위해 총력 지원에 나선 정부는 막판 추격전을 계속하고 있다.
26일 외교가에 따르면 유럽연합(EU)27개국은 이날 WTO 사무총장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 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나이지리아 전 재무장관을 놓고 회원국 간 지지 합의를 위한 논의를 다시 진행한다.
앞서 EU는 아프리카 출신 후보인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표시가 이어지며 만장일치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헝가리와 체코, 루마니아 등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EU 내에서도 이견 차가 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U는 그간 국제기구 투표 등에서 27개 회원국이 사전 합의를 거쳐 특정 후보에게 이른바 ‘몰표’를 행사해왔다. 그간 주요 선거에서 EU는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출신 후보를 선호해왔는데, 정부도 이를 의식해 최근 유럽 지역에 대한 정상급 외교전을 계속해왔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주에만 8개국 정상과 전화 통화를 갖고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는데, 룩셈부르크와 이탈리아, 덴마크 등 유럽 지역 국가가 다수 포함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급에서 유럽 국가들에 대한 지지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며 “어느정도 격차를 좁혔다는 평가도 안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미 유 본부장은 동유럽 국가들과 미국을 비롯해 3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WTO 아시아개도국 그룹,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 8개국 등의 지지를 골고루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EU와 아프리카연합(AU) 55개 회원국, 카리브해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과 WTO에서 수출 규제 분쟁을 진행 중인 일본은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최종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일본 정부가 차기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국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분쟁 해결 절차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은 아직 선호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최종 라운드에서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추대를 받는 형식이지만, 마지막까지 회원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결선 투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WTO 최종 선호도 조사는 오는 27일까지로, 다음달 7일께는 최종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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