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지지 끌어내…EU 의장국 獨, 佛 표심이 관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외무장관(오른쪽).(이미지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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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인이자 여성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최종 결선 선거 기간이 27일(현지시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본이 전날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 지지 방침을 굳혔다고 밝히는 등 현재까지 판세는 나이지리아가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유 본부장은 승부처인 유럽에서 막판 지지세를 모으고 있고, 동유럽에서 표 분산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만큼 유 본부장의 역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도 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26일 산업부에 따르면 투표권을 보유한 163개국 및 유럽연합(EU)의 결선 회원국 간 협의(Consultation) 절차가 27일(현지시간) 끝난다. 내달 7일 전까지 회원국 간 의견 일치(consensus)가 도출되면 최종 WTO 사무총장 선출자가 가려진다. 최종 결과 등 향후 구체적인 일정은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의사회 의장이 회원국들과 협의를 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유 본부장은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영국 런던에서 13~23일 마지막 선거 유세를 펼쳤다. 20여개국 장관급·100여명의 WTO 대사를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통상 전문성'과 'WTO 개혁 실현 능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 정 총리는 '표밭'인 신북방·신남방 국가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선진국-개발도상국에 대한 '거점별 지원 사격'에 나섰다. 1라운드, 2라운드와 달리 결선에선 후보 개인 자질보다는 각국 정부의 정치적 판단이 표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27일 결선 마감까지의 마지막 1주일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전체 164표의 과반인 83표를 얻기 위해 선거 기간 종료까지 미국 및 미국의 우방국(북미 3표, 오세아니아 8표)은 물론 개도국(동유럽19표, 남유럽5표, 남미13개국, 카리브해18개국)에서 최대한 많은 표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동유럽(19표)과 발트해(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국가들이 막판 유 본부장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긍정적이다. 동유럽 국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한 이유도 독일(EU 순회 의장국), EU 집행위원회(행정부격)의 의견에 반발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변수다. EU 회원국(27개국)의 표심은 의장국의 의사에 따라 몰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독일, 프랑스 등이 동유럽처럼 표심을 돌리면 오콘조-이웰라 후보의 '표밭'인 유럽(41표)에서 표를 분산할 수 있게 된다.
정부도 유 본부장이 '세계에서 골고루' 지지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서 접촉한 상당수 회원국은 당면한 WTO 현안 해결을 위해 검증된 능력을 갖추고 주요국들의 현안 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고, 이런 측면에서 유 후보가 적임자라는 데 공감했다"며 "최종 결선 종료를 앞두고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걸친 다수의 고른 지지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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