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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에… 민주·정의 “재벌개혁” vs 국민의힘 “선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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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부정적 영향 부인 못 해”… 주호영 ”후대가 기억할 것"

정치권 일제히 애도 속… 생전 업적 두고 긍·부정 평가 엇갈려

세계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1·뉴시스


25일 오전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렸다. ‘재벌 개혁’ 목소리를 내온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짧은 애도 메시지와 함께 재벌 경영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했고, 국민의힘은 이 회장이 기업인으로서 일군 경제 선도를 높게 평가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민주당은 이날 “이 회장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재벌경영의 어두운 면을 ‘시대적 과제’로 언급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고인은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삼성을 이끌었고,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시켰지만,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정경유착, 무노조 경영 등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들은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한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이 회장에 대해 “삼성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며 한국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라고 평가한 뒤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라고 지적했다.

허 대변인은 그러면서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면서 “이 회장의 타계를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새로운 삼성’이 조속히 실현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조의를 표하면서도 재벌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이 회장은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림자가 이 부회장에게 이어졌다”며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벌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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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향년 78세 일기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회장이 이끈 삼성은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1위로 발돋움했다. 이 회장이 한국 경제 글로벌화 초석을 다진 기업인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지만,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을 통한 불법승계 의혹과 2005년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 제공을 논의한 녹음파일인 ‘삼성 X파일’ 사건 등 불법경영 및 정경유착 의혹에는 부정적인 평가가 따라붙는다.

국민의힘은 이 회장이 27년간 삼성을 이끌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한 가치에 무게를 실어 추모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경제의 거목, 이건희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건희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고 이 회장의 생전 업적을 기렸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이셨다”고 치켜세웠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경제를 앞장서 이끌었던 고(故) 이건희 회장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임직원 여러분들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대변인은 “고인은 반도체, 휴대전화 등 첨단 분야에서 삼성이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고인이 생전 보여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 ‘마누라,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는 혁신 마인드는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배 대변인은 “미래를 선도할 인재에 대한 애정과 철학은 지금도 인재육성의 교본이 됐다”며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혁신과 노력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전 향년 78세 일기로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삼성전자는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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