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실천한 기업인"이라고 추모했다.
전경련은 이건희 회장 별세 직후 논평을 통해 고인을 애도한 데 이어 이날 허창수 회장 명의의 추도사를 내고 고인을 기렸다.
허 회장은 "병상에서 일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니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이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었던 것을 언급하며 "반도체를 향한 이 회장의 열정과 노력은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 진출이라는 결실을 맺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반도체 집적 회로를 만드는 웨이퍼의 크기를 6인치에서 8인치로 키워 양산해야 한다고 지시했던 이 회장의 과감한 판단을 언급하며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였다"고 기억했다.
허 회장은 고인이 "품질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였다고 추억했다.
그는 "1995년 삼성전자[005930] 구미공장에서의 '불량제품 화형식'은 아직도 생생하다"며 "고인은 품질이 직원들의 인격이자 고객 존중의 표현이라며 품질을 최우선 순위로 하라는 강한 책임감과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기억했다.
또한 고인이 생전에 국가가 잘 되려면 국민·정부·기업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삼위일체론'을 강조했고, 장학 재단을 통해 해외 유학생을 선발하며 인재 양성에도 힘써 왔다며 고인을 기렸다.
허 회장은 고인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20년 넘게 활동하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썼던 일도 언급했다.
그는 이 회장이 "더 나은 미래 국가 건설을 위해 애쓰며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했던 애국 경영인"이었다고 추억했다.
허 회장은 "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 전쟁의 시대'로 패자에게 도움의 손길도, 보호해줄 이념도 사라졌다는 고인의 말을 기억한다"며 "위기 경영의 선구자였던 고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슬퍼했다.
허 회장은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겠다"며 "2등 정신을 버리라는 고인의 큰 뜻을 저희 후배들이 소중히 이어받아 1등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추도사를 맺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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