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추어 전폭 지원…레슬링협회장·삼성라이온즈 구단주 역임
IOC 위원으로 스포츠외교 전면에…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앞장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2011년 IOC 총회에서 인사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5일 78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해 한국 스포츠 발전 과정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서울사대부고 재학 시절 레슬링과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1982∼1997년 대한레슬링협회 21∼24대 회장을 지내며 한국 레슬링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 회장 재임 시기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7개, 아시안게임 29개, 세계선수권 4개 등 40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현대와 삼성이 한국 스포츠를 양분하던 시절, 이 회장은 여러 종목의 창단과 운영을 주도해 한국 체육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
삼성은 현재 프로야구,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 프로배구단과 탁구, 레슬링, 배드민턴, 육상, 태권도팀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창단식에서의 이건희 회장 |
이 회장은 특히 야구에 관심을 보여 1982년 프로 원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구단주를 지내기도 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초창기부터 명문 구단으로 확고히 입지를 다졌다.
삼성그룹 회장에 오른 1987년 이전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을 역임한 이 회장은 1993년부터 3년간 KOC 부위원장을 거쳐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돼 마침내 스포츠 외교의 전면에 나섰다.
IOC 위원으로 활동하던 이건희 회장 |
IOC 문화위원회(1997년), 재정위원회(1998∼1999년) 위원으로 활동한 이 회장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 회장으로 동료 IOC 위원들과 쌓은 친분을 활용해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공을 세웠다.
평창은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따돌리고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2014년 5월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이 회장은 이후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고 치료에 전념하고자 정년(80세)을 5년 남긴 2017년 IOC 위원직을 사퇴했다.
2013년 IOC 총회에 참석한 故 이건희 회장 |
그러나 삼성과 IOC, 올림픽의 인연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로컬스폰서로 올림픽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1997년 IOC와 톱(TOP·The Olympic Partner) 후원 계약을 해 글로벌 기업으로 본격적으로 발돋움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IOC와 인연을 맺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두 차례 계약 연장을 거쳐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까지 30년간 올림픽을 지탱하는 IOC 최고 레벨의 후원사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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