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18 왜곡처벌법' 제정 한목소리…호남 구애 경쟁

민주 이낙연 대표 첫 광주 방문, 국회 통과 약속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도 법 제정 동참, 27일 광주서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

5·18묘지 참배하는 이낙연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2020.10.24 hs@yna.co.kr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여야가 5·18민주화운동 역사왜곡처벌법 등 5·18 관련 법 제정을 약속하며 호남 민심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불모지인 호남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자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을 사수하려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호남 출신(전남 영광)인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이어 오월단체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론으로 추진하는 5·18 역사왜곡처벌법 등의 통과를 약속했다.

다음 달 1심 선고를 앞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대해서도 "사법 정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한다"며 '5·18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화운동 원로, 종교인, 노동단체 대표, 이용섭 시장, 광역·기초의원 등 광주 각계 인사를 만나 지역 민심을 살핀다.

민주당은 다음 달 4일에는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서 지역 현안과 예산을 챙길 계획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적극적인 호남 공략에 나선 국민의힘도 27일 광주시청에서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

원내 지도부와 예산결산위원들이 광주를 찾아 광주, 전남, 전북의 단체장과 만나 호남의 주요 현안을 듣고 예산을 살펴본다.

국민의힘은 사무총장에 호남 출신인 정양석 전 의원을 임명하고 차기 총선에서 당선 유력권에 호남 출신 인사를 우선 추천하기로 하는 등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섰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내후년 대선까지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호남의 표를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5·18묘지에서 무릎 꿇은 김종인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pch80@yna.co.kr

호남을 공략하기 위해 그동안 5·18 역사 왜곡과 망언 등으로 인한 '반(反) 보수 정당' 정서를 극복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5·18묘지를 찾아 보수 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5·18과 호남을 홀대한 과거를 사죄하고 오월단체를 만나 5·18 관련 법 제정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이 5·18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며 호남 민심을 파고들자 민주당도 긴장감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행보에 진정성과 실천 의지가 없다며 5·18 관련 법 제정에 협력하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영남에서 호남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에 민주당이 텃밭 사수에 긴장감을 보인다"며 "대선까지 호남 표심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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