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들은 이달 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집중치료를 받은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면역이 됐다"는 발언부터 사실관계가 모호하다고 문제삼았다.
CBS방송 팩트체크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4일 고지한 내용을 토대로 면역이 생겼는지 여부 혹은 생성된 면역시스템이 코로나19 재감염 위험을 막아낼지 여부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음을 환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항체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한 과연 그의 말처럼 면역이 됐는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게 CBS팩트체크팀의 평가다.
이에 대해 국내 감염학 권위자인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코로나19 발생 후 각종 사례가 쌓이고 있다"며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의 경우 중화항체 생성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항체가 안 생기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항체 관련 의료 데이터를 당사자가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면역 생성 주장을 100% 수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반환점을 돌고 있다. 곧 사라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주장도 '거짓'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CBS는 △신규 확진자가 최근 34개주에서 증가하는 점 △병원 치료 환자가 37개 주에서 증가하는 점 △지난 21일 미 전역에 6만2735명의 하루 신규확진자가 쏟아진 점 등을 차례로 열거하며 코로나19 소멸에 무게를 둔 그의 발언이 '거짓(False)’이라고 판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내 (중국)은행 계좌는 2013년에 존재했다. 그 계좌는 2015년에 닫은 것으로 생각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한 변호사가 '타임즈'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소유한 회사의 은행 계좌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발언한 점을 공개하며 "그 계좌가 2015년에 닫은 것으로 생각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계좌 보유 사실을 지난 21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매체가 바로 NYT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나는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억울해하던 대목에서도 언론의 판정은 180도 달랐다. NYT는" 22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뮬러 특검은 448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고 대통령 측근과 러시아 사이의 수많은 접촉을 상세히 보도했다“라고 전했다.
NYT는 오히려 트럼프 측이 2016년 선거를 방해하려는 러시아의 작전을 알고 이를 환영하고 특검 수사를 방해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이 뮬러 특검 조사에서 밝혀진 점을 환기시켰다. 탄핵을 이끌고자 민주당과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마녀사냥을 한 게 아니라 스캔들에 연루된 강력한 이해관계자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바이든 후보의 발언은 거짓보다는 "아직 사실관계를 알기 어렵다"라거나 "과장된 발언" 정도의 딱지가 붙었다.
NYT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공화당 지지 성향 주에서 급증하고 있다는 주장을 과장이라고 평가했고, CBS는 최저임금 인상 공약과 관련해 바이든 후보가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증가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아직 사실관계를 알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재철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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