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품은 페이팔, 전 세계 이용자만 3억5000만명…"가장 큰 뉴스"
22일 장중 1만3000달러선 넘겨…핀테크 업계·중앙은행 등 관심 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가상통화에 문호를 개방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통화로도 상품구매를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전 세계 3억5000만명이 사용하는 초대형 결제업체 페이팔의 결정에 22일 비트코인 가격은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페이팔은 21일(현지시간) 디지털지갑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여러 가상통화를 사고 팔고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초부터는 자체 네트워크에서 2600만명의 판매자들의 상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이외 지역 사용자들로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페이팔은 "소비자가 추가 수수료 없이 선택한 가상통화 잔액을 법정화폐로 즉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가상통화의 유용성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얼 슐만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통화가) 금융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도를 높인다는 점, 결제시스템에서의 효율성과 속도, 회복력 등 이점을 고려할 때 통화의 디지털 형태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페이팔은 전 세계 이용자 숫자가 3억5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결제업체다. 지난 2분기에만 2220억달러(약 251조6000억원)의 결제가 페이팔을 통해 이뤄졌다. 페이팔의 결정은 가상통화 활성화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보다 앞서 미국 간편결제업체 스퀘어와 주식투자 앱 로빈후드가 가상통화를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먼저 출시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팔의 결정 후 비트코인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8% 가까이 올랐으며 장중 1만3221.63달러까지 올랐다. 비트코인 종가는 1만2855.5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시간 오전 8시 41분 기준 거래가격은 1만2816.21달러(약 1454만원)였다.
가상통화 전문 투자운용사 갤럭시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CEO는 페이팔의 발표 직후 트위터에 "가상통화에서 가장 큰 뉴스"라면서 "모든 은행이 이제 가상통화 서비스 경쟁을 벌일 것이다. 우리는 루비콘 강을 넘어섰다"고 적었다. 미국 최대 송금 애플리케이션(앱)인 벤모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가상통화 거래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핀테크 업체들은 가상통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퀘어와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함께 비트코인에 투자했으며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지난 8월 첫 비트코인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중앙은행들도 디지털 화폐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의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 도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인민은행은 광둥성 선전시에서 일주일간의 테스트를 진행, 5만명에게 200위안씩 디지털 화폐를 나눠주고 이를 사용해보도록 했다. 스웨덴, 캐나다 등도 자체 디지털 화폐 발행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경제국들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첫번째가 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신중하게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한 듯 슐만 페이팔 CEO는 "중앙은행들과 협업하면서 모든 종류의 디지털 통화에 대해 고민하고 이 과정에서 페이팔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래 세계금융과 경제에서 디지털 화폐가 맡게 될 역할을 구체화하는 데 의미있는 기여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