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 접대·강압 수사 의혹'과 관련해 21일 추가 폭로에 나섰다.
김봉현 전 회장은 이날 각 언론사에 전달한 14쪽 분량의 2차 옥중 입장문을 통해 "이종필 라임 부사장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 여객 사건 당시 수원 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라며 "'수원 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실제로 5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리고 실제로 한동안 영장 발부가 안된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검사 술접대' 등 자신의 폭로가 사실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청와대나 여권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특히 그는 "A 변호사와 검사 3명에 대한 술 접대는 사실"이라며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 조사를 받으면서 해당 검사 2명을 사진으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공개한 1차 입장문에서 작년 7월께 검찰 전관 A 변호사와 함께 청담동 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술 접대 자리에 있었던 검사 1명은 추후 꾸려진 라임 수사팀에 책임자로 합류했다고도 했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와의 관계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사건 관련으로 2007년께 검사로 재직 중이던 A 변호사를 알게 됐다"며 "2019년 수원여객 사건으로 변호인 선임을 하고 난 뒤에는 호텔·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지극히 모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루는 A 변호사가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났는데, 총장이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여서 신뢰하게 됐고, 이후 A 변호사의 말을 믿고 수사팀이 원하는 대로 협조했다"고 했다.
입장문에는 윤 총장의 '전체주의' 발언도 언급됐다. 윤 총장은 지난 8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윤 총장의 '전체주의' 발표 한마디에 수사 방향이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5년 전 여당 의원과 관련해 (로비) 금액이 너무 적다며 사건 진행을 안 한다던 검사가 총장의 (전체주의) 발표 직후 다시 불러 '다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며 "'총장 발표 때문에 그러냐'고 묻자 '맞다'며 도와달라고 했다"고 했다.
반면 청와대·여당 관련 의혹은 적극 방어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발생 이후 여당 의원을 만난 건 이종필 부사장의 호소로 의원회관에 가 금융 담당 의원님께 억울함을 호소한 것 딱 1차례뿐"이라며 "기모 의원, 김모 의원, 이모 의원은 2016년에 만난 것이고 라임 펀드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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