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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코로나 무시전략 이젠 안먹혀"…막판 뒤집기 고전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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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TV토론이 22일 오후 9시(미국 동부 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일 하루 종일 칩거하면서 토론 준비에 몰두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찾아가 대면 유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 연쇄 유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추격을 위한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 헌터의 우크라이나 이권 의혹으로 일격을 노렸으나 주류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이 외면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연방수사국(FBI)조차 선거 개입 논란을 우려해 적극적인 관여를 회피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 장관을 향해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지 않는 이유는 20일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6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7%포인트), 위스콘신(8%포인트), 펜실베이니아(4%포인트), 애리조나(4%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3%포인트), 플로리다(2%포인트) 등에서 모두 뒤졌다. 같은 기관의 직전 조사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오차 범위 이내인 지역이 많아 승패를 예단하지는 못한다.

이날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응답자가 속한 주가 직면한 최대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6곳 모두 '코로나19'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이다. 6곳 모두 2위는 '경제와 일자리'였지만 코로나19라는 응답률이 평균 2배 이상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다른 이슈로 논점을 옮기려 애쓰고 있지만 유권자들 생각은 다르다는 얘기다. 미국은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3차 확산이 현실화하고 있다. 무려 30여 개 주에서 2주 평균보다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미국 언론들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연간 사망자가 과거 5년 평균보다 3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발병 시기인 1월 26일부터 10월 3일까지를 분석해보니 미국에서 '초과 사망자'가 29만9028명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2인 19만8000여 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숨을 거뒀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인 사망 원인은 심장병과 암에 이어 코로나19가 3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역병만 없었다면 여기 올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이 이기면 경제를 망치고 세금만 올릴 것"이라고 경제 이슈로 전선을 옮기기 위해 애썼다.

22일 TV토론에서도 첫 번째 질문은 코로나19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캠프 측이 외교안보만 집중적으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으나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토론에서 6대 주제는 코로나19 대응, 인종 문제, 기후변화, 국가 안보, 리더십 등이다. 경제 문제는 아예 빠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를 맡은 크리스틴 웰커 NBC 기자를 향해 "끔찍하게 당파적"이라며 편파 진행 가능성을 부각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드라이브인 지원 유세에 나선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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