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의혹]강기정 관련 진술 이끈 검사 배제
일각 “수사 미온적 지휘부와 엇박자”… 남부지검 “인력공백 메우려 이동”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은 이달 8일 오후 2시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검사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전 회장의 증언 내용은 언론에 상세하게 보도됐다. 라임의 펀드 사기 수사를 총괄하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몇 시간 뒤 보도를 통해 김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을 확인했고, 수사팀에 증인신문 내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11일 뒤인 19일 김 전 회장을 신문했던 A 검사는 ‘라임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강 전 수석을 상대로 한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해 온 A 검사가 ‘원 포인트’로 발령 난 이유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A 검사에게 “그동안 고생했으니 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검사는 김 전 회장이 자필 입장문을 통해 밝힌 검사 술 접대 의혹과도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A 검사가 라임의 정·관계 로비 수사에 미온적인 지휘부에 맞서서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을 이끌어낸 뒤 수사팀에서 제외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강 전 수석 관련 내용은 이미 수사 단계에서 모두 검사장에게 보고된 내용이고, 이럴 경우 증인신문 내용을 일일이 사전 보고하지 않기도 한다”며 “올 8월 부임한 서울남부지검장과 지휘부가 관련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로비 수사’ 담당자였던 A 검사의 인사이동으로 라임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검사 전원이 교체됐다. 서울남부지검은 A 검사의 발령 이유를 “법무부 수사의뢰 사항을 수사하기 위한 팀을 편성하면서 형사부 검사를 투입했는데, 이에 따른 인력 공백을 충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법무부 감찰에서 라임 수사팀에 있었던 검사 1명과 또 다른 검사 1명, 수사관 1명에게 술을 접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의 방문조사에 세 차례 응한 김 전 회장은 서울남부지검의 출석 요구를 19, 20일 이틀 연속 거부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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