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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설전의 달인’ 이재명, 국토위 국감에서 날선 말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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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억을 되살려보십시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제 기억은 의원님 같지 않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 간 설전으로 점철됐다.

내공에 화력까지 갖춘 이 지사는 능수능란하게 답변을 이어갔고, 야당의원들은 집요하게 이 지사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이날 설전의 백미는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과 이 지사의 발언이었다.

송 의원은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며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이 OECD 국가채무비율과 비교해 낮다”고 말한 내용을 끄집어냈다.

그는 “OECD 평균은 경제 규모와 국가채무가 큰 나라들이 포함되다 보니 착시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통계라는 것은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가공이 가능하다”며 맞섰다.

다시 송 의원이 “정책이라는 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통계에 근거해 이뤄지는데, 기본 근간을 무너뜨리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지만, 이 지사는 “(통계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송 의원은 화제를 돌려 올해 최저임금을 거론하며 경기도가 타임지에 1억원대 기본소득 광고를 게재한 것을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4대강 공사하느라 22조원을 날리고 자원외교 하느라 엄청나게 돈을 버렸다. 저는 완벽한 낭비였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이는 송 의원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예산총괄심의관 등 예산과 관련된 요직을 두루 거쳐 차관을 지낸 이력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말싸움은 같은 당 김은혜 의원과도 이어졌다. 이날 김 의원은 경기 광주시 봉현물류단지 인허가와 관련, 이 지사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관계를 반복해 캐물었고, 이 지사는 결국 폭발했다.

김 의원이 “대법 판결을 앞둔 생사의 갈림길에서 (이 지사가) 전 검찰총장 출신인 채동욱 옵티머스 고문을 만났다”며 “도움이 됐느냐. 물류센터 건에 관해 얘기를 나눴느냐”고 물었다.

결국 이 지사는 김 의원의 질의에 “아까 대답을 했다. 내 기억은 의원님 같지 않다”며 맞섰다. 이후 행정처리가 매뉴얼에 따라 이뤄졌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무려 3분30초간 이어갔다.

앞서 이날 오전 국감에선 야당의원들이 ‘국민의짐’이란 이 지사의 지난 18일 페이스북 표현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이 지사는 “사과는 마음에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이 지사는 거듭된 요구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에서 한 말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상처받을 수 있다”며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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