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른바 '국감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하루종일 화제였습니다. 어떤 취지의 발언인지, 사실관계는 어떤지 이가혁 기자와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기사마다 좀 내용이 다르더라고요. 정확히 이 지사가 주장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어제(18일) 이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보시죠.
국감 자체를 반대한다는 건 아니고, 자료요구나 질문 내용 중에서 '지자체만의 업무내용'까지 다루는 것에 반대한다는 취지입니다.
"국회는 국정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다"
"내년부터는 너무 힘들어하는 공무원 보호도 할 겸, 자치사무에 대한 국감 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국회가 법적으로 권한이 없다는 주장은 맞는 얘기입니까?
[기자]
우선 관련 법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이 지사의 발언이 사실입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보면 국감 대상이 규정돼 있습니다.
지자체의 경우 특별시, 광역시, 도가 그 대상이다. 다만 그 감사 범위는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앵커]
그런 주장이 이 지사가 새롭게 내놓은 건 아닌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사진을 하나 가져왔는데요.
과거에도 이렇게 국감 시즌 때 지자체 공무원 노조에서 여러 차례 항의시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국회가 법을 넘어서 자치사무 자료까지 너무 심하게 요구한다. 자치권을 훼손하는 거다, 이런 주장입니다.
이번에도 경기도청은 자체적으로 국감 자료 요구 내용을 분석을 해서 75%가 자치사무 내용이었다, 그러니까 법에 맞지 않는다 이런 주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 지사가 자치사무에 대한 국감을 사양하는 걸 고민하겠다고 밝혔는데, 가능한 일입니까?
[기자]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논쟁은 사실 29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1991년 신문기사 보시죠.
반대 측은 자치 본뜻에 위배된다, 국회가 지자체 사무까지 국감하면 안 된다. 반대로 찬성 측은 지자체 사무만 따로 이렇게 구분하기가 어렵다, 국회 권한인 국감 받는 게 맞다 이렇게 찬반이 이어져 온 겁니다.
이후에 2009년에는 국회의장 헌법연구자문위원회가 지자체는 국감 대상에서 빼주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의견을 냈고요.
반대로 한 해 뒤 국회 입법조사처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게 맞다, 이렇게 해석합니다.
지자체가 상당 부분 국고 지원을 받고 지방의회 기능에 한계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했습니다.
이렇게 해석이 갈리는데, 이 지사가 일방적으로 국회 요구에 불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어쨌든 이 지사 글대로 내년부터 당장 자치업무에 대한 국감을 거부하는 게 쉽지는 않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이 지사는 국감 자리에서 어제 페이스북 글에 관련해서 생긴 논란에 대해서 그 자체에 대해서 사과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재명/경기지사 (화면출처: 유튜브 '경기도청') : 국정감사를 안 받겠다는 말씀이 전혀 아니었고요. 강제할 일은 아니지 않으냐 이 말씀을 드렸던 거니까 너무 과했다면 용서하십시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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