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포퓰리스트", "의혹 해명하라" 날선 비판 vs 여 "일 잘한다" 옹호
답변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류수현 기자 = 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이재명 국감'을 방불케 했다.
특별한 쟁점이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유력한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올해의 경우 옵티머스 펀드 관련 청탁 의혹,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효과 등 핵심 정책 등을 놓고 종일 설전이 벌어졌다.
경기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역화폐와 관련,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부정적인 보고서를 이 지사가 비판한 것을 두고 "전국 최대의 지자체장으로서 학자들 입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을 겁박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며 "경기도판 분서갱유"라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송경호 조세연 부연구위원도 증인으로 출석해 "(연구는)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학자로서 전문성과 양심에 따라 작성한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이 지사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 산을 개간해서 농사를 지으려는데 평야에 논이 많다고 한 것과 비슷하다"며 "농구 감독은 키 큰 사람이 중요한데 축구 스트라이커의 키가 작다고 비판하는 꼴"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적폐니, 문책이니 했는데, 쿨하게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박 의원이 묻자 이 지사는 "표현이 과했던 건 분명한데 조세연의 연구내용 자체와 지방정부의 정치인 치적을 위한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기본소득을 놓고도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이 지사께서 토지보유세를 올리거나 (기본소득)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돈을 주는 기본소득 자원을 마련하자고 했는데,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인) 차베스도 토지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 자산이라며 토지를 몰수하다시피 했다"며 "토지를 바라보는 이 지사와 차베스의 관점이 비슷하다"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각종 무상수당 지급 등 포퓰리즘 시책에 너무 매몰된 것 아닌가"라며 "정치는 있고 정치는 없고 도지사는 있는데 도정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나는 포퓰리스트가 아니다"고 반박했고,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 지사님이 차베스보다 훨씬 일을 잘한다고 믿는다"(이형석 의원)거나 "기본소득도 국민의 공감을 얻으면서 잘 추진되길 바란다"(양기대 의원)며 옹호했다.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연루 의혹을 놓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경기도가 지난 5월 11월 내부 공공기관과 민관기업 등에 보낸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신청에 따른 협의' 공문을 제시하며 "'10일 안에 답을 안 하면 이견이 없는 거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게 소위 공무원에게는 '패스트트랙'"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도 "이렇게 문제가 이어지지 않도록 경기도가 진작에 (옵티머스 측이 사업을 포기할 수 있도록) 끊어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고, 박완수 의원은 "옵티머스가 물류단지에 215억이나 투자하는데도 채동욱 전 고문이 이 지사와 만났을 때 사업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패스트트랙이란 정규 코스가 있는데 별도로 빠른 코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예외적으로 절차 취하고 다른 건 통상절차로 해야 패스트트랙이 말이 되는데,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행정절차를 가지고 여기만 패스트트랙이라고 하는 건 논리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도정과 관련 없는 현안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검찰 개혁 과제'와 관련해 질의하자 이 지사는 "지금 검찰에 대해서 '덮어서 돈을 벌고 조작해서 잡아 넣는다'는 얘기가 집중적으로 쏟아진다"며 "무소불위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 문제는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여론 조작을 한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예정된 오후 6시를 넘어까지 진행된 이날 국감에서는 민주당 의원들 조차 "국감 안 했으면 이 지사가 어쩔뻔 했냐"면서 "의원들보다 발언 시간이 더 많았다"며 '이재명 국감'이 이 지사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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