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지휘 미비” 발표 반박
김봉현 “검사 접대, 야권엔 수억 줘”
송삼현 |
윤석열 검찰총장의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가 미진했다는 법무부 발표가 18일 나온 가운데 이 수사의 사령탑이었던 송삼현(사법연수원 23기) 당시 서울남부지검장이 해당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면 부인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 16일 옥중 자필 입장문을 통해 “검사장 출신 야당 정치인에게 수억원을 주고 은행장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공개했다. 또 “라임 사태가 터진 지난해 7월 전관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제공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입장문 배포 당일부터 사흘간 김 전 회장을 감찰 조사한 법무부는 윤 총장이 야권 정치인과 검사 비위에 대해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전 지검장은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 정치인 비위 의혹은 윤 총장 보고까지 이뤄진 사안”이라면서 “이를 윤 총장이 못하게 하거나 막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은 야권 정치인에 대한 비위든 뭐든 어떤 보고 때마다 ‘철저히 수사하라’고 당부했다”고 기억했다. 야당 정치인 사건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검사들에 대한 술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관련 내용을 (내가)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따라서 윤 총장에게 보고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지검장은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지난 7월 퇴임했다. 재임 중 라임 수사에 대해 총장 대면보고를 해 왔다.
그렇다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이 나오자마자 즉각 감찰에 착수토록 지시한 배경은 뭘까. 하나는 라임 사태 수사팀에 윤석열 키즈가 있다는 언급, 다른 하나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을 대리한 A변호사가 첫 접견 때부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데 청와대 행정관으론 부족하다. 네가 살려면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채근했다고 적었다. 라임 수사를 총괄하는 형사6부 부장부터 윤석열 키즈이고, 라임 수사팀 여러 곳 중 룸살롱 접대 자리에 있던 검사가 책임자로 있어 (주로 여권) 정치인 사건 수사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을 보면서 모든 걸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내가 직접 당사자가 돼서 검찰의 퍼즐 조각 맞추듯 하는 짜맞추기식 수사를 직접 경험해 보면서 검찰개혁이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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