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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그냥 버티는 거죠 뭐" 거리두기 완화…자영업자 '숨통' 트일까 [한기자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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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상인들 "그냥 버틴다…손님 없는 건 똑같아"

시민들 "불필요 지출 줄여…확진자 나오지 않는 분위기 중요"

아시아경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일대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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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매일 매일 버티는 거죠 뭐, 별수 있습니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하면서 16일 오후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이 몰린 서울 중구 명동 일대서 만난 상인들은 작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명동 사거리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김 모 씨는 "근처 직장인들이 평일에 점심 먹으러 오는 (매출) 말고는 저녁에 회식이나 모임 등이 많이 줄었다"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여전히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거리두기가 1단계로 되면서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 식당뿐만 아니라 인근 음식점에는 저녁 시간을 고려해도 삼삼오오 소규모로 방문한 손님들만 보일 뿐, 단체 모임 등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명동 상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상인들의 한숨이 나오는 이유다.


또 소매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이어졌다.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한 40대 관계자 이 모 씨는 "예전 손님들 특징을 보면 신발이 멀쩡해도 하나의 패션으로 (운동화를) 사러 오는 손님들이 많았다"면서 "코로나 터지고는 말 그대로 딱 실용적인 신발을 사러 오시거나, 신발을 다 신은 손님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로 인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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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서 임대로 나온 한 건물.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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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이곳 사거리 일대에 있는 노점상을 찾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졌지만, 상권 자체가 활성화하지 않았다는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상권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골목 일대에는 아예 점포를 정리하고 임대로 나온 건물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최근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기재부)는 16일 발간한 '최근경제동향' 10월호에서 "8월 중순 이후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내수·고용 지표의 회복세가 제약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역시 줄어들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만2000명 감소했다.


물가에서도 서민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은 전년 대비 34.7%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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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두두기가 1단계로 완화한 가운데 명동 거리 일대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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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9월 민간소비에 대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증가, 온라인 매출액 증가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백화점 매출액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설비투자에 대해선 "제조업 평균 가동률 등의 하락이 부정적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거리두기 1단계로 인해 상권이 활발해지는 상황은 아직 이른 것 같다면서도 작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한 음식점 인근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거리두기가 낮아졌지만, 워낙 경기가 힘들어서 다들 지출을 줄이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이게 앞으로 좀 문제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니까 각종 지출을 줄이고 있다"면서 "꼭 필요한 것 아니면 잘 사지도 않는다, 이렇다 보니 소상공인 등 다른 업종에서는 확실히 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거리두기가 좀 완화했으니 극장이나 음식점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면서도 "확진자들이 앞으로 나오지 않는 그런 분위기도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숙박·음식, 도소매업, 교육 등 주요 대면 서비스업의 감소 폭이 컸다"며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파급영향이 너무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고용시장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엄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일부터 1단계로 완화되고, 카드 승인액 등 소비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10월부터는 고용 개선세가 재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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