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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1억에 2株` 쥐꼬리 공모주 없도록…큰손 중복투자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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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히트 상장 첫날 ◆

매일경제

올해 공모주 대박의 시작을 알린 SK바이오팜은 6월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에서 대량 청약 미달이 났다. 사측은 391만5662주(비중 20%)를 배정했지만 244만6931주만 청약이 들어와 공모주의 12.5%만 우리사주에 배정하고 나머지 7.5%는 기관투자가에 돌렸다. 지난 9월 카카오게임즈 청약에서는 우리사주조합에 9.51%만 배정되면서 10.49%를 기관투자가가 가져갔다.

15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사주 미달분을 줬다면 SK바이오팜은 27.5%, 카카오게임즈는 30.49%가 개인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대부분을 우리사주에서 가져갔지만 일반적으로 우리사주는 전체 공모주의 5~10%만 청약되는 점으로 볼 때 이번 개편안 이후에는 개인 배정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배정 확대 요구를 감안해 현행 20%로 규정된 비중이 25~30%로 상향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당국 측에서 우리사주 미배정 물량이 기관이 아닌 개인에게 가는 걸로 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직접적인 비중 확대 카드는 꺼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책에는 개인 비중 확대뿐 아니라 소액투자자가 주식을 더 배정받을 수 있도록 소액투자자 전용 구간 신설을 통한 추첨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최근 인기 공모주들은 개인 청약경쟁률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면서 카카오게임즈는 1억원 청약에 4주, 빅히트엔터는 1억원 청약에 2주를 받는 데 그쳤다. 수천만 원 단위로 돈을 넣은 소액투자자는 1주를 받거나 탈락한 반면 수십억 원을 동원해 청약에 나선 일부 큰손 투자자는 수십 주씩 받아 쥘 수 있었다. 소액 개미투자자 입장에서는 액수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청약제도가 부자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 배정 20% 중 일부는 소액투자자 전용으로 할당하고, 일부는 추첨제를 도입하는 방식 등으로 소액투자자도 공모주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 같은 방식이 도입되면 수천만 원을 증거금으로 청약해야 겨우 1~2주를 받을 수 있는 인기 공모주를 수백만 원 수준에서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당국은 일부 큰손 투자자가 대표 기업공개(IPO) 주관 증권사와 함께 공동 IPO 주관사에 복수로 계좌를 개설하고 청약하면 증권사 2~3곳에 모두 거액을 투자해 주식을 더 많이 가져가는 관행에 제한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 업계 일각에선 인기 공모주가 아니거나 조정장에 왔을 때 IPO 시장이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청약 방식이 바뀌어 기관 배정 비중이 줄어들면 대형 기관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면서 IPO 흥행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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