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폭력 논란까지 가세, 갈등 증폭…도민 피로감 가중
제380회 경남도의회 임시회 |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의장 불신임안'을 놓고 수차례 본회의 파행이 이어지며 의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경남도의회가 타협 없는 평행선을 달리며 정상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경남도의회에 따르면 하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제1부의장이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해 당선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정당정치 근간을 훼손했다며 제출한 의장 불신임안과 사퇴 촉구안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열린 제37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는 의장 불신임안을 상정해 처리하려는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 등으로 인한 '의사당 폭력' 논란까지 불거져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의사당 폭력 논란은 의장을 대신해 의사 진행을 하려 의장석에 가려던 장 부의장을 송순호 의원이 막아서며 몸싸움 과정에서 장 부의장이 넘어져 부상해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제기됐다.
여야 의원들은 '의사당 내 폭력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범죄행위', '장 부의장이 넘어진 사안을 일방적으로 폭력으로 몰아가는 것은 의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자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갈등을 더 키웠다.
결국 장 부의장은 지난 13일 개회한 제380호 임시회에서 송 의원에 대한 징계요청서를 제출했고 김 의장은 이를 본회의에 보고하고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후반기 의회가 의장, 제1부의장의 의회 법규 위반과 독선적 의사 진행으로 의회 파행을 지속하고 있다"며 "의회 법규 위반에 저항하는 행위에 의원 징계를 요구하는 장 부의장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을 상대로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제380회 임시회 개회 때 "도의회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도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의원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화합해 나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사퇴 요구는 거부하고 갈등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의원 간 화합만 공허하게 외치는 모양새다.
이처럼 의회 갈등이 계속되자 일부 의원은 최근 도정 질문에서 "정쟁을 계속해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벗기도 부끄럽다"고 도민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 정의당 경남도당은 지난달 의장 불신임안과 관련해 도의회가 3차례 파행한 이후 "의사봉 권력에 눈먼 경남도의회는 감투 욕심에 도민은 안중에 없다"는 논평을 내는 등 도의회의 갈등 양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도의회 송오성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당선한 김 의장과 장 부의장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제명 조치를 하면서 정치적 책임을 물었다"며 "그러나 상임위 독단적 배정, 회의 규칙 위반 등 의회 운영에 대한 문제와 관련해 의장 불신임안 철회 등의 명분을 찾지 못했다"고 말해 갈등 수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3일 개회한 제380회 임시회에는 이미 3차례 본회의 파행 원인이었던 의장 불신임안과 사퇴 촉구안 등이 계류 중이다.
이번 임시회에서도 이러한 안건 처리를 놓고 의회 파행이 계속될지, 극적인 타협안을 찾아 의회 정상화를 도모할지 주목된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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