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새 시즌에도 선발 출전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 발렌시아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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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에서 뛰는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9)이 전 세계 20세 이하 축구 선수 중 최고 유망주 20인에 이름을 올렸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이강인에 대한 시선은 언제나 기대감으로 가득하지만, 정작 소속팀에서는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게 이강인의 딜레마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매체 마르카는 15일 전 세계 20세 이하 축구선수 중 가장 유망한 스무 명의 젊은피를 선정하면서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마르카는 “이강인이 지난해 20세 이하 FIFA 월드컵에서 골든볼(대회 MVP)을 받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발렌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인 명단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축구 유망주로 채워졌다.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헤이니에르(도르트문트), 안수 파티(바르셀로나) 메이슨 그린우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등이 포함됐고, 일본인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비야레알)도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프로 무대에 이름을 올린 이후 세계축구 유망주 랭킹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독일의 이적 전문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는 이강인을 라리가 유망주 베스트11에 포함시켰고, 시장 가치를 2000만 유로(270억원)로 매겼다.
아쉬운 건 이강인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잠재력’ 위주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로 1군 진입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주전을 꿰차지 못하는 상태다. 출전시간 때문에 매 시즌 이적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발렌시아를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
프리킥 기회를 놓고 팀 동료와 신경전을 벌이는 이강인. [발렌시아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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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은 이강인이 팀 내 입지와 실전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이강인 왕따설’의 장본인인 다니 파레호를 비롯해 팀 내 분위기를 주도하던 여러 고참 선수들이 줄줄이 보따리를 쌌다. 아울러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는 하비 그라시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강인 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했다.
정규리그 초반부를 지나고 있긴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사뭇 다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여전히 교체 멤버다. 시즌 초반 선발 출장 기회도 있었지만, 다시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기가 늘고 있다. 올 시즌 출전 기록은 5경기 226분으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경기당 10분 정도 출전시간이 늘었을 뿐이다.
발렌시아 내부에서 또 다시 갈등설이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이강인의 출전 시간과 연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피터 림 구단주가 약속한 ‘선수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그라시아 감독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구단주가 총애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강인의 출전 시간이 줄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다.
구단주와 감독이 팀 내부 갈등 요인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이적이 해답이라면 빠를 수록 좋다. 이강인은 오는 2022년까지 발렌시아와 계약이 되어 있는데, 스무 살이 되는 내년 이전에 팀을 옮기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새로운 기대주들이 우후죽순처럼 치고 올라오는 상황 속에서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한다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줄 수 밖에 없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슛돌이’ 이강인이 20대 진입을 앞두고 처한 딜레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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