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수준 낮은 정치공세”… 金 “문제없다면 떳떳이 밝히면 될 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뉴스1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자신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을 향해 “수준 낮은 정치 공세”라고 역공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물타기 한다”며 맞받았다.
김 의원은 15일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 지사의 반박에 대해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가지고 그것을 지적하는데 그것이 수준 낮은 정치공세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이 뭐가 있느냐”며 “김봉현씨가 법정증언을 한 것이 드러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이낙연 대표의 선거사무실에서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받았던 것이 객관적 사실로 드러났고 그것이 옵티머스 관련 업체라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이 지사가 옵티머스의 고문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5월에 만난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데 문제가 정말 없다면 떳떳하게 밝히면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무슨 거짓말 같은 정치공세라며 물타기를 하는 것인지, ‘뭔가 켕기는 게 많은가 보다’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 지사는 자신과 이 대표에게 제기된 옵티머스 펀드사기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에 맞춰 상식 밖의 음해성 정치공세”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견제와 대안제시로 ‘잘하기 경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명백한 허위사실에 기초해 음습하고 수준 낮은 구시대적 정치공세나 하는 모습은 애잔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문 걸어 잠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연합뉴스 |
현재 옵티머스는 1조원대에 이르는 펀드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9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채동욱 당시 옵티머스 고문(전 검찰총장)이 올해 5월 이 지사를 만나 경기도 봉현 물류단지 사업 인허가 관련 문의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 지사는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물류단지 인허가 절차에 패스트트랙이란 존재하지도 않고, 10월 중순이 되도록 초기 절차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저를 언급한 문서 내용이 허구임은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다”고 즉각 반박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정관계 연루 의혹이 불거진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옵티머스 창업자인 이혁진씨는 권력의 핵심부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분인데 해외로 도망갈 때 왜 갑자기 도망을 가게 되었고, 왜 출국금지를 안 했느냐 하는 것부터 이상하다”며 “옵티머스 계열회사 대표로 계신 분이 핵심 키를 가진 인물이라고 하는데, 그분도 지금 잠적해서 행방불명이다. 약 4개월 넘는 동안 중요한 단서가 제공됐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2018년부터 시작된 이 사건 조사를 아직 진행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라임 사건에 대해서도 “핵심 김봉현씨가 얼마 전 법정 증언을 통해 이강세라고 하는 사람을 시켜서 강기정 당시 정무수석에게 로비자금으로 5000만원을 전달해준다고 하면서 돈을 줬고, 그 돈이 강 수석에게 전달됐던 것으로 안다고 법정증언을 하면서 (이 사건이) 급물살을 탔는데 사실은 약 4개월 전부터 검찰은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 무렵 전혀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도 안 하고 심지어 일반 사건을 담당해 (이 분야 수사) 전문성이 부족한 조사부에서 조사하게 하는 조치까지 이성윤 서울지검장이 취했다”며 “그런 상태에서 김봉현씨 법정증언으로 쉬쉬하고 덮었던 것이 바깥으로 불거져 나오니 급하게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라임사건에 거론된 강 전 수석은 “돈을 준 사람은 없는데 받은 사람이 저라는 것”이라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강세씨를 청와대에서 20여분 만났지만 조언만 해주고 끝났다”면서 “청와대를 출입할 때 소지품 검사가 철저한데 어떻게 5000만원 든 가방을 들고 들어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검찰은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여권 핵심 인사의 이름이 연일 거론되는 등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자 전담 수사팀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경제범죄형사부를 중심으로 반부패수사부·범죄수익환수부 검사 9명과 법무부가 파견 승인한 검사 5명, 중앙지검 내부 충원 4명 등 모두 18명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린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라임·옵티머스 수사 관련 청와대의 적극적인 수사 협조를 당부한 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수사를 공정하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든지 법 앞에 평등한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수사에 협조 안 하는 것을 오히려 정상으로 했다가 예외적으로 수사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보도되고 관심을 끄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뭉개거나 지연시키면서 덮으려고 했던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만큼 이 사건을 확실하고, 떳떳하게 밝히려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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