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사도 '아동성착취 n번방'에 있었다…4명 경찰 수사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왼쪽부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4), 문형욱의 공범 안승진(25)/사진=김창현 기자(맨 왼쪽), 뉴스1

현직 초등학교 교사 4명이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 'n번방'에 가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텔레그램 성착취방 가담 교사 현황 자료'와 교육부에 따르면, 인천·강원·충남에서 교사 4명이 n번방에 입장하거나 성착취물을 내려받았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교사는 정교사 3명, 기간제 교사 1명이다. 강원도 강릉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1월 텔레그램 채널명 'n번방 영상' 채널에서 성착취물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 은행 계좌에 20만원을 입금했다. 또 아동 성착취물이 저장된 구글 드라이브 링크를 공유받아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충남 천안 모 특수학교 교사 B씨는 '흑악관' 사이트에 접속, 가상계좌에 돈을 입금해 n번방 성착취물 1125건을 내려받아 소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B씨는 2016년~2019년 담임으로 재직했다.

충남 아산의 고등학교 교사 C씨도 텔레그램 '회뿌방'에 접속한 뒤 n번방 사건 주범으로 추정되는 자가 제작한 클라우드에서 성착취물 210개 자료를 내려받은 혐의가 있다. 2013년, 2016년, 2017년, 2019년과 올해 담임으로 일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D씨는 '박사방'에 접속할 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상영, 열람, 복사, 전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입장료를 낸 뒤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담임으로 재직했다.

/사진=뉴시스

이들 중 정교사 3명은 직위해제된 상태다. 기간제 교사 D씨는 수사 개시 통보 5일 전인 지난 6월24일 퇴직했다. 다만 D씨의 경우 교육공무원법을 적용받지 않아 어떠한 신분상 처분 없이 퇴직했고,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다른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n번방 관련 수사가 개시돼 교육청에 범죄 사실이 통보되는 즉시 해당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며 "명확한 사실관계를 수사기관이 밝히길 기대하며,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아동성착취물 등 디지털 성범죄는 중대범죄로 취급해야 한다. 유포로 인한 피해가 크고 상습성과 재발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며 "아동 성범죄자의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아동성착취물 피해자는 70명으로 4년 전인 2015년 32명에 비해 2.2배 증가했다. 아동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2015년 721건, 2016년 1262건, 2017년 603건, 2018년 1172건, 2019년 756건 등 5년간 4514건 발생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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