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공무원 아들 손편지 관련 문 대통령 답장 전문 공개
북한 피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씨 형 이래진 씨가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군에 의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고교생 아들에게 보낸 답장을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월북 여부를 조사 중인 해양경찰을 신뢰할 수 없다며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14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 무능한 수사당국의 갈팡질팡으로 인해 국민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면서 “억울한 동생의 죽음에 명예는 땅에 떨어졌고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생의 죽음을 재구성해 봤다는 이씨는 피격되기 전 북한군에 체포됐으며, 해상에서 끌려다닌 시간에 이미 익사했거나 심정지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생의 월북을 단정해 발표한 해경을 향해 “연평도 주변 조류를 그렇게 잘 파악한다면서 왜 아직 동생을 못 찾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씨는 “동생의 피격 사건 이후 해경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니 더는 믿기가 어려워진다”며 “좌고우면보다 모든 정황을 냉철하게 판단해 조속히 (수사를) 종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동료) 선원들에게 월북 가능성을 물어본다면 전부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피격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와 관련해 전날 등기로 받은 A4용지 한장 분량의 답장 전문을 공개했다. 또 동생이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선원들의 진술 조서 등을 해경에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전달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답장 전문.
아드님께.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습니다.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합니다.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버지 일로 많이 상심하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합니다.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내 주길 바랍니다. 2020년 10월 8일 대통령 문재인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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