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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내 우상이 코로나에 걸리다니” … '트럼프 神' 받들던 인도인 심장마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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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 확진 소식에 우울증

'트럼프 신당' 차리고 조각상에 기도

생전 "트럼프 팬으로 죽고, 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신처럼 숭배해 온 한 인도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소식을 듣고 우울해 하다 결국 심장마비로 숨졌다.

중앙일보

인도 남성 부사 크리슈나가 생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에 기도를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신처럼 숭배해 온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뒤 우울해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유튜브 캡처]


13일(현지시간) 인디언익스프레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텔랑가나주의 30대 농부 부사 크리슈나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후 줄곧 우울해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울면서 코로나에 감염된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동영상을 여러 건 올리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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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부사 크리슈나가 '트럼프 신당'에 세운 트럼프 조각상에 기도를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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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지난 11일 크리슈나는 평소처럼 아침에 일어나 씻고 차를 마신 후 갑자기 쓰러졌다. 가족이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숨을 거뒀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크리슈나는 '트럼프 신당'을 차리는 등 4년 넘게 트럼프 대통령을 숭배해 온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는 4년 전쯤 트럼프 대통령이 나타나는 꿈을 반복해서 꾼 이후 그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게 됐다고 한다. 그가 '트럼프 꿈'을 꾼 날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크리켓 경기에서 인도가 승리했는데, 그에게 트럼프는 마치 '행운의 신'처럼 여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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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크리슈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놓고 명상과 기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처음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 갈수록 '신앙'이 깊어지면서 집 벽면에 트럼프 사진들을 붙이고, 트럼프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 어디에 가든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넣은 액자를 들고 다녔다.

급기야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기리는 신당까지 차렸고, 이곳에 1.8m 높이의 '트럼프 조각상'을 세웠다. 매주 금요일엔 트럼프를 기리며 금식을 했다. 그는 생전 인도 ND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팬으로서 살고 트럼프의 팬으로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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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성 부사 크리슈나의 휴대전화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신처럼 숭배해 온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뒤 우울해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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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슈나의 지인들은 그가 생전에 자신의 우상인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실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는 평소 트럼프 대통령을 실제로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말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을 때도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의 한 지인은 "그가 트럼프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 안타깝다"면서 "적어도 그의 사망 소식이 트럼프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구 상당수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선 유일신이나 절대적인 존재가 영적 지도자, 자연, 동물 등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믿고 숭배하는 경우가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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