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사고, 처음 아니었다
<앵커>
지난 추석날 전남 화순에서 무면허 고등학생이 몰던 렌터카에 21살 여성이 치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철없는 고등학생이 벌인 사고인 걸로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이 렌터카에 타고 있던 10대들이 상습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일삼으며 사고도 여러 차례 냈고 또 다른 범행에도 관련된 정황을 SBS가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추석인 지난 1일 밤 전남 화순의 한 교차로.
승용차 한 대가 달려와 건널목을 건너던 여성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사고가 났던 현장은 제한 속도가 시속 30km에 불과했고 길 양쪽에는 주정차된 차량이 많아 속도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또 사고 지점 바로 앞에는 과속 방지턱이 설치돼 있는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고 차량의 속도는 시속 80km를 웃돌았습니다.
이 사고로 전문 안무가를 꿈꿨던 21살 안예진 씨가 숨졌습니다.
[고 안예진 씨 유가족 : 어떻게 응급실에 갔는지조차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렇게 달려갔죠. 바닥에 엎드려서 '(의사)선생님 우리 예진이 한 번만 살려주세요.']
사고 차량은 카셰어링으로 빌린 렌터카였고 운전자는 18살 고교생 A군이었습니다.
동급생 등 4명을 태우고 무면허 운전을 한 A군은 광주까지 20km를 도주했다가 경찰에 자수해 구속됐습니다.
미성년자인 이들은 명의를 빌려주는 브로커를 통해 차를 빌렸는데, 사고 차량을 빌린 B군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B군/명의도용 피해자 통화 : 제가 저번에도 사고 한 번 난 적이 있어서 아반떼 AD가 폐차였는데, 그때 5중 추돌사고였나 해 가지고. 제가 뺑소니 전과가 있어서 다시 걸리면 X된단 말이에요.]
지난 8월 화순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도 B군이었습니다.
[8월 교통사고 피해자 : 정상 주행 중에 직진을 하고 있는데, 우회전 중에 저희를…. (경찰 왔을 때) 자기가 미성년자라 사고가 났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고 그 자리를 떠나더라고요.]
상습적으로 브로커를 통해 렌터카를 빌려 무면허 운전을 했다는 건데, 취재 과정에서 이들의 수상한 행적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A군과 B군을 포함한 10대 10여 명이 화순의 한 아파트에서 자주 눈에 띄었는데 차량 여러 대를 운전하고 다녔다는 겁니다.
[아파트 주민 : 차가 처음 보는, 렌터카가 오더만. 나중에 보니까 두 대가….]
실제 SBS가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예진 양이 사고를 당한 날 이들 일행이 사고 차량인 K5 외에 차량 2대를 몰고 다니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B군이 무면허 운전 외에 다른 범행에도 관련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터넷 거래 사기 피해자 : 명품 사진 깔아놓은 걸 보여주더라고요. 가격을 되게 싸게 해 준다는 거에요. (돈을) 제가 넣어줬어요. 물건을 안 보내는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한테도 사기를 치고….]
[8월 교통사고 피해자 : 자기가 불법적인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는데 하루에 돈을 280만 원씩 벌고 있으니 배상을 해주겠다. (자신들이) 돈세탁을 한다고….]
이들이 함께 다니며 범행을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무면허 운전을 일삼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 안예진 씨 유가족 : 목례 한 번이 없었어요. (영장실질심사 때) 저희를 쳐다보고 가는데 저희를 비웃는 듯….학생 신분이라고 이러한 죄를 짓고도 죄책감이 너무 없는 거예요.]
10대들의 일탈이 불러온 안타까운 사고로 마무리하기엔 여러 의혹이 남는 만큼 이들의 과거 사고 전력과 다른 조직적 범행 의혹까지 다각적인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소지혜, CG : 정현정)
강민우 기자(khanporter@sbs.co.kr)
▶ SDF2020 '겪어본 적 없는 세상 : 새로운 생존의 조건'
▶ [뉴스속보] 코로나19 재확산 현황
▶ 더 깊은 인물 이야기 '그, 사람'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지난 추석날 전남 화순에서 무면허 고등학생이 몰던 렌터카에 21살 여성이 치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철없는 고등학생이 벌인 사고인 걸로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이 렌터카에 타고 있던 10대들이 상습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일삼으며 사고도 여러 차례 냈고 또 다른 범행에도 관련된 정황을 SBS가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추석인 지난 1일 밤 전남 화순의 한 교차로.
승용차 한 대가 달려와 건널목을 건너던 여성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사고가 났던 현장은 제한 속도가 시속 30km에 불과했고 길 양쪽에는 주정차된 차량이 많아 속도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또 사고 지점 바로 앞에는 과속 방지턱이 설치돼 있는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고 차량의 속도는 시속 80km를 웃돌았습니다.
이 사고로 전문 안무가를 꿈꿨던 21살 안예진 씨가 숨졌습니다.
[고 안예진 씨 유가족 : 어떻게 응급실에 갔는지조차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렇게 달려갔죠. 바닥에 엎드려서 '(의사)선생님 우리 예진이 한 번만 살려주세요.']
사고 차량은 카셰어링으로 빌린 렌터카였고 운전자는 18살 고교생 A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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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등 4명을 태우고 무면허 운전을 한 A군은 광주까지 20km를 도주했다가 경찰에 자수해 구속됐습니다.
미성년자인 이들은 명의를 빌려주는 브로커를 통해 차를 빌렸는데, 사고 차량을 빌린 B군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B군/명의도용 피해자 통화 : 제가 저번에도 사고 한 번 난 적이 있어서 아반떼 AD가 폐차였는데, 그때 5중 추돌사고였나 해 가지고. 제가 뺑소니 전과가 있어서 다시 걸리면 X된단 말이에요.]
지난 8월 화순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도 B군이었습니다.
[8월 교통사고 피해자 : 정상 주행 중에 직진을 하고 있는데, 우회전 중에 저희를…. (경찰 왔을 때) 자기가 미성년자라 사고가 났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고 그 자리를 떠나더라고요.]
상습적으로 브로커를 통해 렌터카를 빌려 무면허 운전을 했다는 건데, 취재 과정에서 이들의 수상한 행적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A군과 B군을 포함한 10대 10여 명이 화순의 한 아파트에서 자주 눈에 띄었는데 차량 여러 대를 운전하고 다녔다는 겁니다.
[아파트 주민 : 차가 처음 보는, 렌터카가 오더만. 나중에 보니까 두 대가….]
실제 SBS가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예진 양이 사고를 당한 날 이들 일행이 사고 차량인 K5 외에 차량 2대를 몰고 다니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B군이 무면허 운전 외에 다른 범행에도 관련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터넷 거래 사기 피해자 : 명품 사진 깔아놓은 걸 보여주더라고요. 가격을 되게 싸게 해 준다는 거에요. (돈을) 제가 넣어줬어요. 물건을 안 보내는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한테도 사기를 치고….]
[8월 교통사고 피해자 : 자기가 불법적인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는데 하루에 돈을 280만 원씩 벌고 있으니 배상을 해주겠다. (자신들이) 돈세탁을 한다고….]
이들이 함께 다니며 범행을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무면허 운전을 일삼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 안예진 씨 유가족 : 목례 한 번이 없었어요. (영장실질심사 때) 저희를 쳐다보고 가는데 저희를 비웃는 듯….학생 신분이라고 이러한 죄를 짓고도 죄책감이 너무 없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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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일탈이 불러온 안타까운 사고로 마무리하기엔 여러 의혹이 남는 만큼 이들의 과거 사고 전력과 다른 조직적 범행 의혹까지 다각적인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소지혜, CG : 정현정)
강민우 기자(khanpor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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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추석날 전남 화순에서 무면허 고등학생이 몰던 렌터카에 21살 여성이 치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철없는 고등학생이 벌인 사고인 걸로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이 렌터카에 타고 있던 10대들이 상습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일삼으며 사고도 여러 차례 냈고 또 다른 범행에도 관련된 정황을 SBS가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지난 추석날 전남 화순에서 무면허 고등학생이 몰던 렌터카에 21살 여성이 치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철없는 고등학생이 벌인 사고인 걸로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이 렌터카에 타고 있던 10대들이 상습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일삼으며 사고도 여러 차례 냈고 또 다른 범행에도 관련된 정황을 SBS가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