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금융허브 구상에 오사카·후쿠오카 포함
도쿄 밀어주던 과거와 달리 경쟁 후보군 넓혀
높은 세율·언어 장벽·생활 불편이 도쿄 약점
도쿄 밀어주던 과거와 달리 경쟁 후보군 넓혀
높은 세율·언어 장벽·생활 불편이 도쿄 약점
전 세계 금융 허브로 기능해온 홍콩의 야경(사진=AFP)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홍콩이 누렸던 아시아의 경제 중심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일본이 말 그대로 총력전에 나선 형국이다. 그동안 ‘포스트 홍콩’으로 밀어붙인 도쿄 외에도 다른 도시 역시 국제금융도시 구상에 포함, 경쟁 구도를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도쿄증권거래소가 초유의 거래 중단 사태를 겪은 이후 나온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일본을 세계적인 금융 허브를 만드는 국제금융도시 구상에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3개 도시를 경쟁시킬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12일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5일 “도쿄의 발전을 기대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금융기능을 향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도쿄 이외의 도시를 국제금융의 거점으로 육성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금융기업의 본사가 집중된 도쿄를 중심으로 국제금융도시 구상을 추진해왔다. 도쿄를 국가 전략 특구로 설정하고 체류 자격에서 특혜를 주는 등 구체적 방안도 마련했다.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하며 홍콩의 ‘중국화’에 속도가 붙자 전 세계 금융기업들의 탈홍콩 기류가 감지되는 등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꿈꿔온 일본으로서는 호기를 맞았다.
하지만 국제금융도시로서 도쿄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영국 컨설팅회사인 지옌 그룹이 지난달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도쿄는 이전 조사보다 한 계단 떨어진 4위를 기록했다. 높은 세율과 언어 장벽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지난 1일 도쿄증권거래소가 시스템 문제로 거래 중단 사태를 일으키면서 도쿄의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과거에도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수차례 거래 중단이 일어난 바 있어서다. 이 사태에 일본 언론은 일제히 “일본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 “국제금융허브 구상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그 사이 오사카와 후쿠오카가 국제금융도시 구상에서 도쿄를 대신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국제금융도시로서 지위를 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오사카가 아시아 금융도시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쿠오카시 역시도 지난달 현지 기업과 ‘팀 후쿠오카’를 만들었다. 외국계 금융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영어로 대응할 시설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팀 후쿠오카의 회장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의 동생인 아소 유타카 규슈 경제연합회 회장이다.
스가 총리의 국제금융도시 구상에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의 관계가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아베 전 총리와 정적 관계에 있던 고이케 도쿄도지사 역시도 국제금융도시 조성을 도쿄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꼽아온 바 있다. 하지만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스가 총리와도 불편한 관계라 도쿄가 처한 상황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This photo shows a general view of the interior of the Tokyo Stock Exchange where trading was halted due to a glitch on the market in Tokyo on October 1, 2020. (Photo by Behrouz MEHRI / AFP)
지난 1일 시스템 문제로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가 중지된 모습(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