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성격의 확장에 맞물려 여야 정치권의 대립은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에 엄정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거짓 주장과 의혹 부풀리기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들 사건이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만한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특별수사단이나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야당의 입장은 서울중앙지검(옵티머스)이나 남부지검(라임)의 수사 의지가 의심스럽고 그간의 행태로 미뤄 국민 신뢰도 담보하기 힘드니까 다른 수단을 강구하라는 것이다. 야당의 이런 주장에는 검찰이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심이 깔려 있다. 대표적으로 검찰은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재직 중 자기 옵티머스 지분 9.8%를 차명 전환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지난 6월 확보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여권 핵심들과 친분이 두터운 변호사이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동업자인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였는데도 말이다. 남부지검이 라임 사건 수사에 매달려야 할 시기였던 지난 1월 법무부가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한 것 역시 수사 역량을 꺾으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회자한다. 검찰이 옵티머스 문건을 손에 넣고 관련 진술을 확보한 시점이 지난 6월이었으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를 포함한 수사 상황을 윤석열 총장에게 여태껏 보고하지 않다가 지난 7일 윤 총장에게서 철저 수사를 지시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은 그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 모두 검찰 인사와 법무 행정을 맡는 법무부와 수사를 책임지는 검찰의 잘못이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은 권력 눈치를 보지 않는 수사를 통해 정정당당한 결과를 내놓는 정의로운 검찰인데 그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음을 성찰하고 더 나은 수사로 바로 설 수밖에 없다. 대검찰청이 옵티머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인력 증원 의견을 받아 법무부에 검사 4명을 수사팀에 파견하겠다며 승인을 요청한 것은 나쁘지 않은 신호다. 전문성 있는 인력이 가세하여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 투입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법무부 검찰국은 서둘러 승인하여 수사에 차질을 빚지 않게 하는 것이 좋겠다. 경제범죄 본안 단죄가 1차였다면 로비 등 파생 의혹 규명은 2차 수사다. 검찰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자금 투자를 받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를 추적하면서 옵티머스 자금 흐름에 관한 정밀 분석에 진력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속도 못지않게 태도도 중요하다. 금융사기 관계자들의 진술과 자료라고 해서 애초부터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들 진술과 자료가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마치 모두 진실인 양 다뤄지게 방치해서도 곤란하다. 검찰은 두 경우를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진실만을 다투며 수사하고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을 잊은 채 조금이라도 의심 살만한 행위를 한다면 갈수록 여권에 부담이 되고 특검론 등 다른 주장에 힘이 실릴 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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