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소녀상 철거 반대' 온라인 청원 시작…슈뢰더 부부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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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독일 당국이 철거 명령을 내린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현지에서 철거 반대 청원운동이 시작됐다.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한국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는 조만간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온라인 청원사이트(www.petitionen.com)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까지 2482명이 서명했다. 청원사이트 통계에 보면 서명자는 대부분 독일 거주자이며 한국 거주자들도 다수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도 철거 반대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청이 14일까지 자진 철거를 명령한 이후 본격화됐다.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달 말 미테구의 허가를 받아 거리에 설치됐다. 설치 직후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독일 정부에 철거요청을 하자, 미테구는 지난 7일 전격적으로 철거 명령을 내리고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했다.

코리아협의회는 철거 명령 직후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베를린 행정법원에 철거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테구가 소녀상의 비문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면서 소녀상 철거를 명령했지만 코리아협의회 측은 비문 내용에 대한 제출 요청 자체가 없었고 내용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소송을 통해 법원의 최종 판단이 이뤄질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린 소녀상의 설치기한은 1년으로 연장이 되려면 재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부인인 김소연 씨는 페이스북에 슈테판 폰 다쎌 미테구청장을 상대로 한 공개편지를 통해 남편과 함께 철거명령 철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귀 구청의 결정을 결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위안부의 아픔을 저버리는 반역사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베를린 미테구청이 독일 외교부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 일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베를린 미테구가 평화의 소녀상 허가를 그대로 유지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적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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