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12일 자정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노래방. 정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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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두 달 동안 문을 못 열어서 1000만원은 손해를 봤어요. 그래도 불만은 없어요. 오늘은 손님들 받으려고 온 게 아니라 오랜만에 문 한번 열어보고 싶어서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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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새벽부터 집기 닦으며 영업 준비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가 시작된 12일 밤 0시. 서울 마포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영업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는 “다시 영업할 수 있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비슷한 시각 인근의 또 다른 노래연습장 업주도 영업 준비로 분주했다. 그는 “두 달 동안 아예 문을 안 열어 먼지도 많이 쌓였다. 내부도 청소하고 환기하고 있다”며 “내일부터 문을 열수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영업이 잘될지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노래연습장은 0시부터 문을 열긴 했지만, 오전 1시까지 노래방을 찾는 손님은 없었다.
지난 8월 16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전국적으로 ▲클럽 등 유흥주점 ▲ 콜라텍 ▲ 단란주점 ▲ 감성 주점 ▲ 헌팅 포차 ▲ 노래연습장 ▲ 실내 스탠딩 공연장 ▲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 대형학원(300인 이상) ▲ 뷔페 등 10개 시설·업종의 영업이 가능해졌다. 자영업자들은 “숨통이 트여 다행”이라면서도 “코로나 19로 소비 자체가 위축돼서 장사가 잘될진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 PC방 문앞에 '코로나물러가라'라고 적힌 부적이 붙어있다. 김지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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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강족·게임마니아들 돌아올지 의문”
12일 오전 8시 30분. 공무원학원이 몰려있는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문을 닫았던 300인 이상 대형학원들에 다시 수험생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근 자영업자들은 상권이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컵밥 거리’에서 10년째 장사를 하는 50대 하 모 씨는 “원래 오전 10시쯤에 열다섯 그릇 정도를 파는데 코로나가 터진 후엔 두 그릇 정도밖에 못 판다”며 “학원들이 문을 닫은 사이에 학생들이 인터넷강의로 많이 전환해 다시 학원가가 살아날지 모르겠다. 일부 컵밥집은 아예 문을 닫기도 했는데, 수입이 회복되려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의 한 PC방 업주도 “게임 마니아들은 PC방이 문 닫은 기간에 이미 집에 다 사양 좋은 컴퓨터를 샀다고 들었다. 아마 그들이 PC방으로 돌아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PC방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하향조정으로 그동안 출입이 금지됐던 청소년들의 출입이 가능해졌다. 또 다른 PC방 아르바이트생은 “PC방이 워낙 고위험시설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사람들이 많이 올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 PC방 문 앞에는 ‘물러가라. 코로나 19 접근금지’라고 적힌 부적이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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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없어 당장 문 못 열어"
중구에 위치한 백반집 사장 김 모(56) 씨는 “그동안 인근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많이 하면서 점심 손님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젠 조금 늘지 않겠냐.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양식뷔페는 이날 영업 재개를 했지만, 문을 열지 않았다. 미리 준비해둔 식자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 뷔페 관계자는 “그동안 직원들도 쉬고 있었고, 식재료들도 없어 당장 영업을 시작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일단 문을 열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전했다.
이번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으로 ‘실내 50인 집합 금지’도 ‘자제’ 수준으로 완화되면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도 정부의 조치를 반기는 기색이다. 그 외 스포츠 행사는 경기장 수용 인원의 30%의 관중이 허용되고, 수도권 교회 역시 좌석의 30% 이내의 대면 예배가 허용된다. 유흥주점과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 주점, 헌팅 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은 시설 허가·신고면적 4제곱미터(㎡)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 등 강화된 수칙을 추가 적용한다.
김지아·정진호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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